한국일보

동물세계에도 장례문화 있나?

2018-08-0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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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은 새끼 못 버리는 어미 범고래에 학계 관심 쏠려

<속보> 퓨짓 사운드의 어미 범고래(오카)가 출산직후 죽은 새끼를 나흘째 머리에 이고 다니는 애처로운 모습을 연출하자 동물세계에도 인간처럼 망자를 애도하는 문화가 존재하는지 여부가 학계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J무리 오카의 35번(J35)이자 ‘탈레콰’로 불리는 이 어미고래의 예기치 않은 행위가 보도된 후 ‘감동적’이라는 전화와 이메일이 언론사들에 쇄도했고, 각종 소셜미디어에도 애도 시, 그림, 노래 등이 줄을 이었다.

특히 유산, 또는 가족사별을 경험한 사람들은 오카의 비극을 자신이 겪은 비극과 연계하며 애통해 했다.


기린에서부터 원숭이까지 수많은 야생동물을 관찰한 후 학술 연구서적 ‘동물들은 어떻게 슬퍼하나’를 저술한 바바라 킹 박사는 “뱃속에 18개월간 키워온 새끼를 낳자마자 잃은 탈레콰가 평상과 다른 행동을 보이는 것은 이상할 것이 없으며 그 모습을 본 인간들의 반응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까마귀 박사’로 불리는 존 마즐러프 교수(워싱턴대학)는 까마귀들도 동료의 사체를 발견하면 경계하듯이 시끄럽게 울어대며 함께 모이지만 그 후엔 사체가 발견된 장소에 얼씬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들소(바이슨)들도 맹수에 물려죽은 동료의 사체 주위를 장례행렬처럼 일렬로 줄지어 느릿느릿 걷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UW의 박사과정 연구원인 캘리 스위프트는 “동물의 행태 중에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부분도 많이 있지만 이를 곧바로 인간의 경험이나 문화와 연결해 해석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탈레콰의 행위도 꼭 애도 행위로 이해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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