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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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네카의 명언

2018-08-01 (수) 여주영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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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는 기아에 허덕이며 불안에 떨며 사는 사람들이 수없이 많다. 북한의 주민이나 시리아 난민 같은 이들이다. 이들은 자유가 속박된 채 식량난에 시달리며 자신이 언제 죽을 지도 모르는 불안과 공포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미국에 사는 우리들은 마음껏 자유를 누리고 풍요롭게 산다. 그러나 어느 순간 갑자기 어떤 기억하고 싶지 않은 사건이나 사고를 당해 힘든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사건이나 사고는 인간이 살고 있는 한, 언제 어디서고 일어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만도 인간이 겪기 힘든 대형사건과 사고들이 연일 줄을 잇고 있다. 한국의 경우 한여름 계속되는 살인적 폭염으로 전국이 난리이고, 인근 일본이나 중국도 견디기 힘든 폭염에 폭우까지 겹쳐 14명이 죽고 피난민 5.000여명이 발생하면서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


라오스에서는 댐이 붕괴되는 사고로 최소 100명이 실종되고, 여러 명이 사망하고, 인도네시아는 6.4의 강진으로 사망자가 50여명이 생기면서 나라마다 난리법석이다. 미국도 캘리포니아 주북부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해 5명이 화염에 휩싸여 사망하고 3만여명이 피난길에 오르는 등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네 삶은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이런 걸 생각하면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것이 살아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지금의 이 현실에 만족하면서 살아야 되는 것이 최선이 아닐까.

어느 철학자는 “우리 삶은 자신이 소유한 집에서 사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잠시 잠깐 여인숙에서 머물다 가는 나그네의 삶과 같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모두 대궐같은 집을 사놓고 평생 안 죽을 것처럼 내 것으로 알고 마음 놓고 살다가 어느 순간 자기 자신도 모르게 떠난다.“고 하였다.

실제로 우리 인간은 죽고 나면 기껏 한줌의 뼈만 달랑 담겨지면서 납골당의 작은 항아리 하나 제대로 채우지 못하고 가는 삶이다. 그런데 무얼 더 갖기 위해 그토록 껄떡 거리면서 허덕이며 사는지 모르겠다.

매일 매일 다가오는 하루를 마지막 날로 여기면서 산다면 우리에게 아무 의미 없고 헛된 순간이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주어진 시간이 마냥 많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우리가 살다보면 매순간 편안하게 밥 먹고 일하고 걸어 다니고 하면서 자유롭게 움직이고 가족들과 주위 사람들과도 마음 놓고 웃고 떠들며 즐거운 시간을 갖고 있는 것에 대한 행복함도 모르고 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것이 바로 기적이고 축복된 삶인데도 말이다. 우리는 자신이 현재 살아있다는 자체만으로도 기적이라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살고 있다.

우리에게 주어지는 일상은 죽은 자가 결코 누릴 수 없는 기쁨이고 행복이다. 이를 생각한다면 우리가 마냥 살 것으로 착각하며 살 것이 아니다. 당장 내 앞에 어떤 일이 닥치더라도 오늘 나에게 주어진 순간순간들을 마지막으로 여기고 최대한 즐겁고 보람 있게 살도록 노력해야 하겠다.


어떻게 해야 과연 멋지고 행복한 삶이 될까. 인터넷에 보니 좋은 글이 눈에 띄어 소개한다. *감사와 기쁨이 온 얼굴과 마음에 가득하게 하라. *마음을 맑고 향기롭게 하고 차를 마시라. *산책길에 나설 때 몸과 마음을 비워 평화롭게 하라.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자신을 자연과 어울리게 하라. *풀 한포기, 나뭇가지 하나도 소홀히 다루지 말고 귀히 여기라. *열매나 과일은 새, 곤충, 동물들과 나눠 먹으라. *나이 듦을 순리로 알고 행복하게 받아들이라.

살아있는 날까지 우리는 이런 자세로 살면서 마지막을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만 주어진 삶이 풍요로울 수 있을 것이다.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는 이런 말을 남겼다. “4킬로미터를 가는 사람이 돌아온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언제나 떠날 준비를 해야 한다.” 사건, 사고가 특히 많은 요즘, 유독 우리로 하여금 생각하게 하는 명언이다.
juyoung@koreatimes.com

<여주영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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