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권력

2018-07-30 (월) 최효섭/아동문학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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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불십년(權不十年)이란 말이 있다. 권력은 10년을 못 간다는 뜻이다. 장기화하면 부패의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10년 이상 가는 권력을 우리는 많이 보아왔다. 권력을 장악한 자가 누구냐에 따라 그 권력의 길이도 달라진다. 최근의 한국 역사에서는 군사 혁명을 성공시킨 박 정희 소장이 집권하여 대통령이 되고 16년을 권좌에 앉았던 역사가 있다. 권력이란 매우 달콤한 것이어서 일단 장악하면 놓지 않으려고 한다.

최근 중국 공산당 내부에서 시진핑 주석의 통치에 불만을 표출하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즉 중국의 시사 미디어들이 시 주석에 대한 개인숭배의 경향을 비판하기 시작했고, 시 주석을 찬양하는 사상교육도 중지시켰다는 소식이다.

시 주석에 대한 공산당 내부의 비판은 최근 미국의 대중국 공세를 처리하는 시 주석의 대응태도가 갈팡질팡하고 있다는 비판으로 부터 시작되었다. 중국 공안부는 시 주석의 사진이 들어있는 모든 포스터를 철거시키라는 명령을 내렸다.


중국 근래의 역사를 보면 모택동의 개인숭배를 적극 추진한 화국봉(華國鋒)을 깎아내려 정치 일선에서 퇴출시킨 전례가 있다. 중국 공안부는 “앞으로 30년 동안 지도자의 초상화를 사무실 등에 거는 일을 금지한다.”는 엄한 명령을 내렸다. 대통령의 사진을 여기저기에 내붙이는 나라들도 이런 것은 배웠으면 한다. 아무리 위대한 지도자라도 개인숭배는 정치적으로나 종교적으로나 하락되어서는 안 된다.

권력이란 타인의 뜻에 반하는 행동을 강요하는 것이다. 이런 것은 국민을 힘의 근간으로 하는 민주주의에서는 용납될 수 없다.

누구에게나 알려졌듯이 북한에서는 엄연히 권력의 서열이 결정되어 있다. 서열 1위인 김정은이 평양을 떠나 있을 경우는 2,3위인 최룡해와 김여정이 그 직무를 대행하게 된다. 주석 유고시는 서열대로 주석 자리가 주어진다. 그런 정치사회에서는 서열 몇 번에 서느냐 하는 것이 정치인 최대의 관심사이다.

세계에 악명을 떨친 폭군 독재자들을 열거해 보면 대개는 그 말로가 비참하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의 폭군은 42년간 수많은 양민을 학살하고 결국 시민군에게 체포되어 총살되었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의 독재자도 많은 사람을 죽이고 미군의 상륙으로 체포되어 사살되었다. 천하에 악명 높은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는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키고 유대인 대학살을 감행하였으며 지하 벙커에서 자살하였다.

베나로 무솔리니는 이탈리아의 폭군으로 군림하였다가 스위스로 도주하던 중에 의용군에 체포되어 사살되었다. 캄보디아의 푹군 폴 포트는 유토피아 건설이란 미명 아래 무려 자기의 백성 170만 명을 학살하였다. 우간다의 이디 아민은 반대파를 대학살하고 사우디로 도피 중 암으로 사망하였다. 3,000명을 학살한 시리아의 바시로 아사드는 현재까지도 집권 중이다. 예멘의 얼리 살레도 1,500명을 학살한 독재자인데 지금도 권력을 장악하고 있다.

필리핀의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는 하와이 망명 중 사망하였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의 독재자는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중이다. 권력을 누리며 양민 학살을 일삼은 독재자들의 말로는 대개가 비참하다.

폭군에게 매수된 무리가 예수를 체포하려고 왔을 때 제자 중 한 사람이 무력으로 대항하려 하였다. 그 때 예수가 말씀하셨다. “네 검을 도로 집에 꽂으라. 검을 가지는 자는 다 검으로 망하느니라.”(마태복음 26:52)고 하셨다. 무력으로 세상일들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교훈이 담겨 있다.

<최효섭/아동문학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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