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노회찬 의원의 서거에 부쳐

2018-07-26 (목) 김길홍/목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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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모 시

한여름 7월 땡볕에 왠 천둥과 우박입니까?
나라가 어려울 때는 물론, 기나 긴 감옥살이도 견디어 내신 분이 아니셨습니까?
백의에 먹물 한 방울이 그렇게 마음에 걸리셨습니까?
흰 눈밭 같은 성품에 흙물 한 줌 튀겨 아름답게 간직하시던 사상과 철학이 죽었다고 느끼셨습니까?
아니 당신의 진주같은 지성과 인격에 금이 갔다고 여기셨습니까? 그래서 죽음이란 최후의 악수를 선택하셨습니까?
여기에 서있는 당신보다 훨씬 덜 익은 저희들도 생각하셨어야지요.
이제 누구에게 한국의 정치 철학을 들어야 하나요?
그것만이라 알려주고 떠나셨어야지요.
나라가 어두움으로 표류할 때 그대는 우리의 등대였습니다. 그리고 태양이었습니다.
흙탕물이 범람할 때 그대는 우리의 구원선이었습니다. 이젠 그대의 따뜻한 모습 만날 수도 없고 뵈올 수도 없게 되었군요.
생자필멸(生者必滅)이요, 회자정리(會者定離)라 했던가요? 며칠 안 되는 시간이지만 벌써 그립습니다.
이왕 눈 감으셨으니 눈을 뜨지 마소서!
조국 대한민국을 위한 기도와 함께 부디 영면 하소서!

<김길홍/목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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