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 편의 수필을 엮어낸 듯’

2018-07-23 (월)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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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순해 회장, 북소리서 ‘수필가로의 삶’보여줘

▶ 세 번째 수필집 <꽃이 피다> 발표 겸해

‘한 편의 수필을 엮어낸 듯’
한국문인협회 워싱턴주 지부 공순해 회장이 지난 21일 펼친 워싱턴대학(UW) ‘북소리’ 강연은 마치 ‘수필가로의 삶’이란 제목을 붙여 한 편의 수필을 엮어낸 듯했다.

사실상 공 회장의 세 번째 수필집인 <꽃이 피다>의 발표회이기도 했지만 현재는 한국에서도 인정받은 수필가로 우뚝 솟기까지의 지난한 삶의 과정을 총체적으로 보여줬다.

더 나아가 한문협 워싱턴주 지부를 이끌며 작품의 질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으며 본인 역시 예리하면서 사색적인 글을 쓰는 그녀는 이날 자신의 문학관을 고스란히 담아낸 한 편의 문학개론도 함께 펼쳤다.


공 회장은 초등학교 시절 프랑스의 화가인 폴 세잔처럼 그림 그리는 것을 무척 좋아했고, 학생들의 모범 작품이라는 선생님의 칭찬을 들을 정도로 곧잘 그리기도 했단다. 하지만 화가가 되는 꿈은 어머니의 반대로 접어야 했고, 중학교 때부터는 소설쓰기에 매달렸다.

대학 졸업 후 교사생활, 결혼, 그리고 미국 이민 등 삶의 커다란 변화 속에서도 소설쓰기를 포기하지 않으며 수많은 문예 공모에 도전했지만 번번히 낙밯했음에도 환갑이 다될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이야기도 밝혔다. 그리고 아들과 함께 살기 위해 시애틀을 찾아 운명처럼 <시애틀문학>에 응모해 대상을 받으면서 소설이 아닌 수필로 돌아서게 된 이야기, 60대 중반이 돼서 교회를 다니게 됐지만 이 같은 모든 과정이 결국은 주관자인 하나님의 뜻이었다고 감사해했다.

공 회장은 “이제는 첫사랑이었던 소설로 돌아갈 생각은 전혀 없다”면서 “글쓰기는 나를 능동적인 삶을 살도록 해주는 방편이고 새로운 세상을 여는 열쇠”라고 정의했다. 이런 측면에서 소설보다는 수필이 훨씬 더 자신에게 어울린다고 말했다.

공 회장은 이날 강연에서 수필을 읽는 이유로 ▲따뜻하게 마음을 데우고 싶을 때 ▲누군가에게 기대어 위로 받고 싶을 때 ▲지적 욕구를 충족시키고 싶을 때 등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좋은 글쓰기의 일반적 요령으로는 ▲덜 숙성된 생각의 결과물인 나쁜 문장을 줄이고 ▲진실성을 담아야 하며 ▲소소한 일상을 꾹꾹 눌러 쓰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야 하며 ▲퇴고에 정성을 기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 회장의 세번째 수필집인 <꽃이 피다>는 올해 7년째 이어져오고 있는 본보 ‘삶과 생각’코너에 게재한 작품들을 묶은 것이며 아마존(www.amazon.com/Flower-Blooms-Korean-Soon-Hae-Kong/dp/0996811222)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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