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행복지수

2018-07-23 (월) 최효섭/아동문학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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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의 지속발전국(SDSN)이 2018년도 세계156개국의 행복지수를 조사 발표하였다. 1위는 핀란드이고 한국은 57위이다. 한국인의 행복지수는 작년에 비하여 2단계 떨어졌다. 상위 8위까지만 열거하면 핀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아이슬란드, 스위스, 네덜란드, 스웨덴, 호주의 순서이다. 독일이 15위, 미국 18위, 영국 19위이다.

미국도 작년에 비하여 하락하였는데 경제학자 제프리 삭스 박사에 의하면 “미국에는 비만이 많아지고 물질을 남용하는 풍조와 치료되지 않은 많은 우울증 때문이다.”라고 지적하였다. 아시아권에서는 대만이 가장 행복지수가 높고(26위) 싱가포르(34위) 일본(54위) 중국(86위) 등으로 나타났다. 내전 중인 중동지구와 아프리카 국가들이 하위에 속한다. 세계 최하위는 베네수엘라이다.

행복지수를 평가하는 기준은 기대수명, 국민에 대한 사회적 지원, 선택의 자유, 부패에 대한 인식, 사회 환경의 너그러움 등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로 이루어진다. 인구 75만의 작은 나라 부탄이 행복지수가 매우 높은데 그 나라 백성들이 “우리는 정말 행복하다!”고 소리를 높여 말하는 이유를 알아보자.


부탄에서는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이다. 집에 일이 생기거나 환자가 있으면 출근 안 해도 되고 봉급은 전액 나온다. 부탄 국민들은 “우리는 가족이 먼저입니다.”고 말한다. 어디까지나 가정 중심이며 국가 중심이 아니다. 학교 성적이 좋으면 국비로 원하는 나라에 유학시킨다. 국내에서 치료가 힘든 환자가 생기면 외국 좋은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게 한다. 물론 국비로 지원한다. 국내에 들어와 있던 관광객이 병들면 역시 무료로 치료를 받게 한다.

한국의 김기용 농구 코치가 부탄에 여러 해 살면서 부탄 국가 대표 팀 코치를 맡았었는데 “부탄 국민들은 깨끗한 지도층을 존경하며, 욕심이 없고, 히말라야의 수려한 경관을 보고 사는 영향인지 생각이 맑다.”고 부탄인의 인상을 표현하였다. 부탄은 왕도 국민 투표로 선출하며, 현재의 왕인 지그메 왕추크는 벽촌을 일일이 순회하며 국민을 보살피는 자상한 임금이라고 말한다. 부탄 사람들은 한국을 매우 동경한다는 것이다.

금년도 갤럽 조사에 의하면 행복감을 느끼는 도수가 한국이 세계 하위급인 97위라고 한다. 갤럽은 네 가지 기준으로 조사하였다. 1. 당신은 오늘 하루도 존경 받으며 살았습니까? 2. 당신은 오늘 잘 쉬는 시간을 가졌다고 생각합니까? 3. 오늘도 재미있는 일을 하였거나 배웠다고 생각합니까? 4. 오늘 살면서 즐겁다고 느꼈습니까? 여기에 대하여 한국인의 ‘예’(Yes) 대답은 겨우 63%였다고 한다.

OECD(경제협력기구) 조사에서는 한국이 고용문제에 있어서 28위, 환경문제 29위, 건강상황 33위, 일과 삶의 균형 33위, 공동체생활 39위로 전반적으로 최하위에 속한다고 한다. UN 조사에서도 156개국 중 한국은 59위이다. 한국불교문화원 조사에서는 만족을 느끼는 한국인이 겨우 5%로 나왔다.

서강대학 교수 남주하 박사는 “한국은 경제 성장에 비하여 소득 분배에서 양극화 현상이 심하며 사회의 안정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고 지적하였다. 한국의 소득격차는 세계 최악수준이라고 한다. 한국은 빈부의 차이가 너무 심하다.

대한민국 헌법 제10조는 이렇다.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행복 추구의 권리는 헌법이 보장하였지만 그 실현이 골고루 펴지기가 어렵다는 것이 정치인 종교인 교육자들이 모두 느끼는 점이고, 보다 좋은 사회, 좋은 국가를 만들자는 것이 우리 모두의 고민이다.

<최효섭/아동문학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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