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반도 종단철도와 동북아 물류국가

2018-07-19 (목) 써니 리/한미정치발전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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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함경북도 나진과 러시아의 하산을 연결하는 철도가 개통돼 앞으로 북-러간 경제 협력의 수준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재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한-러 정상회담에서 철도와 가스, 전력 분야에서의 남-북-러 3각 경제협력을 위한 공동연구 추진에 합의함으로써 동북아에 새로운 경제바람이 일고 있다. 러시아가 시베리아 철도 사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세계경제의 중심지로 떠오르는 동북아에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기 위한 것이다. 북한도 이 철도를 통해 러시아와의 무역뿐 아니라, 러시아 자본의 북한 투자는 물론 유럽 국가들과의 경제 협력을 강화하려는 것이다.

구체적 방안으로 남북 종단 철도와 유럽까지 연결되는 시베리아 횡단 철도가 연결될 경우 천문학적인 경제이익가치를 넘어 3국은 경제협력을 바탕으로 더욱 유대관계를 강화할 수 있다. 한반도 종단철도가 중국의 대륙 철도와도 연결될 경우 한반도는 명실공이 동북아 물류국가의 비전을 실현할 수 있다. 경제개발을 국가의 최대전략으로 삼는 중국이 이 대열에 합류할 경우 동북아는 군사패권의 전투장에서 세계경제의 중심구역으로 탈바꿈하게 될 것이다.


유엔 아시아 태평양 경제사회 이사회(UNESCAP)가 개념화한 아시안 하이웨이는 아시아 지역과 유럽을 연결하는 국제중심 도로망을 일컫는다. 서울에서 신의주를 연결하는 경의선은 유럽까지 이어지는 중국횡단철도(TCR)와 연결되고, 동해선은 부산에서 나진 등 두만강 유역까지 연결되는데 나진~하산을 거쳐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연결된다. 남북한 철도와 도로의 연결은 한반도 경제 구조가 대륙형 경제로 전환하는 시발점 역할을 하게 한다.

대륙과 육상 교통·물류망이 연결될 경우 남북한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동북3성(랴오닝성, 지린성, 헤이룽장성)과 블라디보스토크 등 극동 러시아에서 몽골 지역까지 아우르는 북방 권역은 인구 1억2,000만명의 거대한 소비시장이자 천연가스 등 자원의 보고다. 해운과 철도, 도로 등 복합 물류망을 구축하고 가스관 연결 등을 통해 에너지 단가를 낮추면 교역량이 크게 늘어날 것이고 그 이익은 남북한에 고스란히 돌아갈 것이다.

특히 한반도 통일로 자본과 기술이 집약된 한국의 경제가 중국을 비롯한 북방지역과 직접 연결될 경우 한국에 대한 경제의존도는 그만큼 높아져 동북아 물류국가의 중심으로서 한반도의 위상을 더욱 높이게 될 것이다.

남북 철도·도로의 연결로 한반도 북방 지역이 신흥 경제권역으로 부상하게 되면 경제대국인 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간의 국경을 넘는 경제협력이 본격화되고 이 지역은 유럽연합(EU)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의 경제권이 형성될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위에 서남권과 동북권을 양대 축으로 개발하겠다는 북한의 국가경제개발 10개년 전략계획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다. 러시아가 추진 중인 나진-하산 프로젝트, 중국의 동북3성 개발계획, 유엔개발계획의 광역두만강 개발계획이 모두 실효를 거둘 날이 멀지 않은 것이다.

<써니 리/한미정치발전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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