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 월드컵 결승전이 내일(15일) 오전11시(뉴욕시간) 프랑스와 크로아티아가 전세계 축구 팬들을 TV 앞으로 불러 모으며 제21회 FIFA 월드컵 쟁탈전을 벌인다. 뉴욕에서도 ‘동포들의 함성, 태극전사들의 투혼, 대한민국의 승리’ 라는 응원 슬로건을 내걸고 뉴욕대한체육회, 한국일보, TKC, AM1660이 공동주최하고 뉴욕한인축구협회가 주관하여 동포합동응원전이 금강산 연회장에서 신명나게 펼쳐졌다.
월드컵 합동응원은 우리 모두가 하나 되는 소중한 경험이다. 아쉬운 패배에는 탄식이 흘러나오기도 하고 통쾌한 승리에는 함성이 터져 나오기도 하면서 남녀노소 모두가 하나 되는 이민생활 속에서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유일한 축제의 장이다.
축구는 각 포지션마다 주어진 역할과 능력에 따라 최상의 전술과 경기력이 발휘된다. 축구전술에서 보는 포메이션(공격과 수비의 대형이나 배치)과 경기중 선수들의 뛰어난 유기적인 위치 선정을 보면서 나는 가정이나 직장, 사회에서 담당하고 있는 인생 포지션에서 주변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능력치를 잘 감당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생각하게 한다. 행여 주위로부터 옐로카드를 받은 경고누적 선수는 아닌지, 축구는 나에게 나를 뒤돌아보라 한다.
숨 막히는 열띤 축구경기라 하더라도 득점과 실점은 다른 종목보다 훨씬 적다. 선수들은 승리를 위하여 어려서부터 오랜 기간 고된 훈련과 연습을 지속적으로 하지만 양 팀 선수들은 경기 내내 수없이 많은 실수와 실책을 반복한다. 한순간의 실수가 승패를 결정짓게 하는 게 축구경기이다.
경기 중 동료 선수의 실수와 실책을 비난하거나 질책하지 않는다. 오히려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워주면서 실수를 격려해준다. 상대선수가 부상으로 경기장에 쓰러지면 볼을 밖으로 차 내어 경기를 중단시키며 치료의 시간을 제공해주는 가슴 뭉클한 축구사랑을 보면서 셀 수 없을 만큼의 생각의 실수, 언어의 실수, 행동의 실수를 반복하면서 살아가는 나에게 주변의 사소한 실수를 얼마나 용서하며, 사랑하며 살아왔는지 생각하게 한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은 유난히 이변이 속출한 대회이다. 출전 32개국 중 FIFA 랭킹이 70위로 가장 낮은 개최국 러시아가 우승후보인 스페인까지 격침시키며 48년 만에 8강까지 진출한 것과 스웨덴전에서 90분동안 유효슈팅을 한 차례도 기록하지 못하면서 패배한 랭킹 57위인 대한민국이 세계랭킹 1위, 강력한 우승후보 독일을 2:0으로 제압한 역대급 이변의 근원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온 몸으로 사투를 벌이며 월드컵 이변의 주인공들이 된 태극전사들의 투혼을 보면서 나는 얼마나 최선을 다하면서 살아가고 있는지 자문해 본다.
인생 축구경기는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은 월드컵 보다 훨씬 힘들고 험난한 경기이다. 현재 이 시간이 전반전인지, 후반전인지, 연장전인지 전혀 알 수가 없다. 손흥민 선수가 마지막까지 전력질주 하면서 멋진 승리의 골을 넣었던 것처럼 경기종료 시간을 알리는 주심의 호각소리가 들려올 때까지 최선을 다하라는 메시지를 축구는 나에게 어시스트 해온다. 축구가 나에게 전해준 전술을 잘 연마해서 새롭게 인생 월드컵에 도전해 보리라 다짐하면서 이번 결승전 경기에서 TELSTAR(월드컵 공인구)는 어느 팀 골네트를 출렁거릴지 벌써 내 마음을 출렁거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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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창덕/ 전 뉴욕한인축구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