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마켓·식당·네일업소 등 종업원 고령화 가속화
▶ 젊은층 ‘3D’ 직종 기피…부족한 인력 타인종 대체
한 한인 마트에서 계산대에서 타인종 캐셔들이 고객을 맞고 있다.
맨하탄에서 네일 업소를 운영하는 A씨는 올 여름에도 한인 기술자를 구하지 못했다. A씨는 “방학을 맞아 일자리를 찾던 한인 학생들이 몰리고, 이들이 기술자가 되기도 하던 시절은 이제 다 지났다”며 “이제는 광고를 내도 찾아오는 경우가 거의 없어, 매장에서 근무하는 한인 인력은 고령화되고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뉴욕 뉴저지 한인 업소들의 한인 청년 직원들 구하기가 만만치 않다.
한인 마켓과 식당, 네일 업소 등이 한인 인력 고령화에 시달리고 있다. 뷰티 서플라이 업계 등은 한인 인력 고령화는커녕, 아예 한인 매니저를 찾아보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대부분의 한인 업계에 젊은 층의 ‘3D’(Difficult·Dangerous·Dirty) 직종 기피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중년층이나 타인종이 부족한 인력을 채우고 있는 것.
뷰티서플라이 업계는 업주를 제외하고는 매장에서 한인 직원을 찾아보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박헌 뉴욕한인뷰티서플라이협회장은 “일단 직원들 대부분이 타민족이라고 보면 된다”며 “예전에는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제품에 대해서도 최소한의 지식을 갖춘 한인 청년들이 매니저를 맡기도 했는데, 이같은 한인 인력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이제는 대부분의 업소들에서 매니저 역할도 비한인 직원들이 대체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마켓의 경우 방학을 맞아 파트타임으로 용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경우가 있지만 생업으로 삼고자 마트를 찾는 경우는 드물다. 이로 인해 정식 고용된 인력이 평균 40대에 이르는 등 점차 고령화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델리 등 식품 쪽도 고령화되기는 마찬가지다. 한인 청년들이 그나마 고용됐다 하더라도, 아날로그 방식의 업무에 적응하지 못해 금방 그만두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는 것. 업주를 제외하고는 근무 인력 대부분을 히스패닉계 직원이 차지하고 있다.
일부 한인식당들도 떠나는 젊은 직원들로 인해 인력난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다. A 식당의 한 관계자는 “다른 업종에 비해 젊은 직원들의 수급이 그나마 나은 형편이지만 문제는 오래 근무하지 못하고 그만 두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라며 “젊은 직원들은 기본적으로 영어로 고객을 응대하는 것이 수월하지만, 그만큼 더 나은 대우를 요구하고 요구가 바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오래 버티지 못해 채용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이처럼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타민족 직원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커지고 있다. 롱아일랜드의 B 한인 네일 업소의 경우 20명의 직원 전부가 중국계 또는 히스패닉 등 타민족이다. 박경은 뉴욕한인네일협회장은 “한인 20-30대 직원의 수가 4~5년 전에 비해 절반 이상 줄면서, 예년의 30%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노동집약적인 업계 특성상 기술자 양성이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한인들의 업계 유입이 줄면서 울며 겨자먹기로 중국계 등 타민족 기술자를 키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나마 남아 있는 한인 숙련 기술자들은 그동안 확보한 단골 고객들 때문에 업소를 옮기지 않고 있고, 새로 업계로 들어오는 한인들은 거의 없다 보니 한인 직원들의 평균 연령은 50대 후반까지 높아졌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최저 임금이 매년 오르는 상황에서 한인 청년 인력을 쓰기는 갈수록 힘겨워지면서 한인 자영업자들의 인건비 대비 노동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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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