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웬 분홍색 세금?”

2018-07-10 (화) 김성실/연합감리교회 여선교회 인종정의 정책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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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웨체스터 칼럼

소비자들을 위해 여러가지 비슷한 종류의 상품질을 테스트하고 가격을 비교하여 저렴하고 품질 좋은 상품들을 등급매기는 컨수머 리포트(Consumer Reports)라는 잡지사에서 2010년 발표된 내용을 보고 놀랐다.

여성용과 남성용으로 판매되는 면도칼과 면도용 크림, 목욕 비누, deodorant등의 내용물을 비교한 결과였는데, 놀랍게도 똑같은 내용물을 가진 제품들이 단지 여성용이라는 이유로 가격이 7%가 높았던 것이다.

여성고객을 상대로 하는 물품들이 고가인 것은 미국 내에서뿐만 아니라 영국에서도 여성용 면도크림이 거의 두 배에 가까워 여성 영국총리가 이 문제의 심각성을 최근에 제기한 적도 있다.


이것을 계기로 여러 가지 상품들의 가격이 비교되었는데 뉴욕시 소비자 보호부에서는 여성과 여자 어린이들을 상대로 한 상품 중에 장난감과 장신구는 7%, 어린이 의복은 4%, 어른 의복은 8%, 개인위생/화장용품들은 13%, 노인과 가정용 건강 보조 물품들은 8%가 비싸다고 발표하였다.

일반 진통제와 똑 같은 재료가 담긴 생리통약 Midol 역시 더 비싸게 팔리고 있어 Pink Tax (분홍색 세금)라는 웃지못할 신종용어가 생겨나게 되었다. 오바마 대통령 역시 재임시에 부인의 블라우스 세탁비용이 자신의 셔츠보다 비싸다고 문제를 제기했으며, 200여개의 큰 미국 의류 및 신발업계 수입회사들이 여성용 상품 수입세가 남성용 상품 수입세보다 현저하게 높은 것은 부당하다고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걸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상품구매에 여성은 남성보다 42%를 (일년에 1,351달러) 추가 지불하고 있다. 게다가 여성들의 생리대는 ‘사치품’으로 인정되어 세금이 부과되고 있는 성차별법이 시행되고 있다. 화장지는 필수품인데 생리대는 사치품이라는 궤변은 이해할 수 없고, 더구나 자동차 수리비나 중고차 판매가격은 의례 여성들에게 터무니없이 고가 가격을 제시하는 성차별이 만행되고 있다.

통계학적으로 여성이 남성 보다 평균수명이 긴데, 같은 직업을 갖은 남성보다 20%가 적은 수입을 받는 차별대우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웬 분홍색 세금까지도 내야하는 차별도 당하고 있어 여성으로서의 삶이 더욱 도전이 되고 있다.

이를 퇴치하기 위해 면도제품을 만드는 한 회사는 대부분 여성용은 분홍색, 남성용은 파란색 등으로 포장되는 것을 피하고 중간색 하나로 일정하게 상품을 포장하여 판매하고 있다. 이런 진정성 있는 회사들의 물품을 구입하고 알리고 또한 분홍색 세금을 부과하는 회사들의 비리를 소셜 네트워크 등을 통해 알리는 것이 은근히 시행되고 있는 성차별을 제지시키는 좋은 방법이다.

여성들도 자그마한 상품 하나에도 자신의 권리를 찾고 왕답게 군림할 수 있어야 소비자가 왕 인 사회에서 진정한 인권을 행사하는 것이 아닐까.

<김성실/연합감리교회 여선교회 인종정의 정책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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