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 소방서 암 발병율 높은 이유는?

2018-07-09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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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레드 헛친슨 암연구센터, ‘소방서 31’ 전면 재조사 착수

이 소방서 암 발병율 높은 이유는?
소방관들 사이에 ‘암의 진원지’로 불리는 노스 시애틀의 ‘소방서 31’이 전면적인 재조사를 받는다.

시 당국은 지난 2000년 초 노스 시애틀의 N. 노스게이트 웨이와 인터레이크 Ave. N. 교차로에 소재한 ‘소방서 31’에서 여러명의 소방관이 암 진단을 받자 전면적으로 위생조사를 했지만 원인을 찾지 못했었다.

하지만 이후에도 이 소방국 소방관들의 암 발병 비율이 다른 소방국보다 높았고, 특히 지난해엔 가족력도 없고 마운트 레이니어 정상을 두번이나 밟았던 건강한 소방관 스티브 로버츠가 뇌암에 걸려 은퇴하자 소방국과 암 발병의 연관성에 대한 재조사가 촉구됐다.


마이크 개글리아노 소방서장은 “로버츠 소방관의 암 발병이 소방서와 암의 연관성을 다시 조사해야할 필요성을 절감한 계기가 됐다”며 “소방관들의 의견을 종합해 해롤드 스코긴스 시애틀소방국장과 재조사를 논의했다”고 말했다.

스코긴스 국장은 시애틀시 재정운영국(FAS)의 승인을 받아 프레드 헛친슨 암연구센터와 논의한 후 이 소방서 건물의 위생상태를 전면적으로 재조사하기로 합의했다. 시정부가 경비 40만 달러를 지원해 최근 시작된 이 조사의 최종 결론은 오는 2019년 여름 소방당국과 시정부에 제출될 예정이다.
스코긴스 국장은 “진화작업 중 발암물질에 노출되는 소방관들의 암 발병율이 일반인들보다 높다는게 일반적인 상식이지만 우리 스스로가 암 발병을 초래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3년 이 소방서 소속 소방관 2명이 암으로 사망하자 당시 소방서장이었던 브루스 에이머는 시정부에 소방서 부지에 대한 환경조사를 요청했고 그렉 니클스 당시 시장이 조사를 명령했다. 이 조사에서 1975년부터 2003년까지 이 소방서에 소속됐던 1,622명의 소방관 가운데 119명이 암에 걸린 것으로 드러나 다른 소방서 대원들보다 월등히 높은 암발병율을 보였었다.

그러나 명확한 암 발병 원인을 찾아내지 못했고 니클스 전 시장은 조사단의 조사가 끝나기도 전에 이 소방서의 안전을 확신한다고 발표했다. 이후에도 이 소방서 내부에서 발암물질인 납 성분이 다른 소방서보다 많이 검출돼 이 부분에 대한 처리 작업만 한 후 재검사를 실시해 ‘안전’ 평가를 받았다.

이 소방서 건물을 전면적으로 재 조사키로한 스코긴스 국장의 결정은 이 소방서소속 소방관 뿐만 아니라 시애틀시 소방관 대부분으로부터 환영받았다.

암의 종류에 따라 수혜자격을 결정하는 현행 워싱턴주 산재보험에선 암에 걸린 대부분의 소방관들이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 조사를 통해 소방서 건물 또는 부지에 암 발병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소방관들의 산재보험 신청이 훨씬 수월해 질 수 있으며 이 소방서의 재건축도 옵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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