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애틀서 503명 미국 시민돼

2018-07-0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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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립기념일 시애틀센터서 선서식…한인도 24명

▶ 인슬리 “트윗이 미국의 가치를 낮추지 않는다”

시애틀서 503명 미국 시민돼

지난 4일 시애틀센터에서 열린 독립기념일 미국 시민권 선서식에서 제이 인슬리 워싱턴주지사, 마리아 캔트웰 연방 상원 의원 등이 미국 시민으로 탄생한 이민자들을 축하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반 이민정책을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500명이 넘는 시애틀지역 이민자들이 독립기념일을 맞아 한꺼번에 시민권을 취득했다.

지난 4일 낮 12시 시애틀 센터의 피셔 파빌리온에서 열린 시민권 선서 행사에는 제이 인슬리 워싱턴주지사와 마리아 캔트웰 워싱턴주 연방 상원의원, 다우 콘스탄틴 킹 카운티 수석행정관, 킴 와이만 워싱턴주 총무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모두 84개국 출신 이민자 503명이 시민권 선서를 했다. 최근 시애틀의 IT붐을 반영하는 듯 인도인이 55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필리핀인이 48명, 멕시코 44명으로 1~3위를 기록했다. 이어 중국인이 37명, 캐나다인이 29명, 베트남인이 26명이었고, 한국인은 24명으로 전체 7위 규모였다.

필리핀 출신인 에밀리아나 설레라 할머니가 89세로 최고령자였으며 미군에 복무중인 24명도 시민권을 받았다. 한국을 포함해 각국 전통 의상을 입은 소년소녀들이 무대 뒤에 배석한 가운데 연설자들은 한결같이 “미국은 다양한 이민의 국가이며 모두가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의견을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캔트웰 상원 의원은 “오늘 시민이 되신 여러분의 이야기가 바로 미국의 이야기”라며 “자신의 목소리,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데 주저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녀는 “노스트롬,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보잉은 바로 이곳 워싱턴주 해안을 통해 미국에 들어온 이민자들로부터 큰 혜택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인슬리 주지사는 트루먼 대통령의 말을 인용해 “미국은 두려움에 의해 건국된 것이 아니라 바로 용기와 상상, 실행할 수 있는 결단력으로 건국됐다”면서 “이 같은 미국의 건국이념은 거짓말로 제압할 수 없고, 속임수로 꺾을 수 없으며, 트윗으로 가치를 낮출 수도 없다”고 트럼트 대통령을 간접적으로 비난했다.

가족 등 2,000여명이 모인 이날 선서식에서는 ‘투표’의 중요성이 또다시 강조됐다.
공화당 소속으로 워싱턴주 선거를 총괄하는 킴 와이만 총무장관은 “오늘 시민권을 따신 여러분은 생애 가장 어려운 시험에 합격하신 분들”이라며 “이제는 투표를 통해 여러분의 목소리를 내달라”고 당부했다. 다음달 실시되는 워싱턴주 예비선거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오는 9일까지 유권자 등록을 마쳐야 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정책이 가속화하면서 시민권 신청자도 크게 늘어나 미국 시민권 취득 기간이 최고 2년까지 길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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