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 최대의 명절

2018-07-02 (월) 최효섭/아동문학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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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4일은 미국 최대의 명절인 독립기념일(Independence Day)이다. 1776년 미국의 독립선언서가 선포되었다. 56명의 건국지도자들이 영국의 압제에 대항하여 독립을 선언하였다. 그것은 생명을 내놓은 결사적인 행동이었다. 그들 중 자기의 수명을 다 산 사람은 몇이 안 된다. 다섯 명은 영국군에 체포되어 심한 고통 끝에 죽었고, 아홉 명은 전쟁 중 전사하였으며, 열 두 명은 전 재산이 불에 살라지고 자녀들까지 살해되었다.

버지니아의 부호 토마스 넬슨 씨는 전 재산 200만 달러를 바쳐 프랑스 함대를 유치하여 영국군과 싸웠다. 결국 사재를 국방비로 쓴 것이지만 독립 후에도 반환받지 않았고 파산상태로 세상을 떠났다. 자유와 독립을 위하여 피를 흘린 사람들 덕분에 오늘날의 미국이 있는 것이다.

미국의 독립전쟁은 자유를 위한 싸움이었고, 헌법도 자유의 외침이고, 미국의 국가도 자유의 찬가이다. 미국의 자랑 긍지 정책, 심지어 해외파병까지 자유 수호에 그 대의(大義)가 있다. 따라서 미국 국민이 된다는 말은 자유를 누릴 뿐이 아니라 자유로운 세계를 함께 건설하는 대열에 참가함을 가리킨다. 미국 국기인 성조기(星條旗)는 세 색깔로 구성되었다. 빨강, 파랑, 흰색이다. 빨강은 용기, 파랑은 정의, 흰 색은 정결을 나타내는데, 정의는 자유의 기초이고, 용기는 자유 성취의 방법이며, 정결은 청교도의 신조로서 죄와 악으로부터의 자유를 뜻한다. 결국 성조기는 자유를 외치는 깃발이다.


미국의 국가 ‘별빛 찬란한 깃발(The Star Sprangled Banner)’은 1814년에 탄생하였다. 필자의 번역을 소개한다. “새벽빛을 뚫고 그대는 보았는가/ 그토록 자랑스럽던 여명 속의 깃발/ 사나운 싸움을 헤치고 드러났던/ 넓은 줄무늬와 빛나는 별들/ 요새 위에 힘차게 나부끼었지/ 포화는 하늘을 붉게 물들였는데/ 우리의 깃발은 여전히 그 자리에/ 밤을 새워 우뚝 솟아있었구나/ 별빛 찬란한 깃발은 지금도 나부낀다/ 저 자유의 땅에 저 굳센 고향에”
이 시는 변호사 프랜시스 키(Francis Key)의 작품이다. 그는 영국 군함에 억류된 번즈 씨를 구출하는 노력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볼티모어에 대한 함포사격이 곧 시작되므로 잠시 기다리라는 것이었다. 그는 밤이 새도록 적군 함정이 내 백성을 포격하는 장면을 구경할 수밖에 없었다. 분노의 밤이 지나고 동녘이 밝아올 때 그의 눈은 희망으로 가득 찼다. 요새 위에는 여전히 성조기가 휘날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 순간 그의 가슴에 영감이 떠올라 종이쪽지에 얼른 적어 내려간 시가 ‘별빛 찬란한 깃발’이다.

어떤 나라가 좋은 나라인가? 백성들이 자유의 깃발 아래 마음 편히 살 수 있는 나라가 좋은 나라이다. 자기의 생각을 말과 글로 자유롭게 표현하며 살 수 있는 것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이다. 자유를 만끽할 뿐이 아니라 자유를 억압받는 다른 사람들도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 자유는 자연히 정의의 문제가 된다. 소수인종의 문제는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고, 흑인의 인권문제나 북한의 인권문제도 흑인이나 북한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인류는 한 배에 탔고 공동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우리는 외국에서 미국에 들어온 이민들이지만 보다 나은 자유, 평등, 사랑의 나라를 만들기 위한 대열에 참가하여 새 땅에 보람이 되는 백성이 되어야 한다. 미국에 들어온 영국계 이민은 민주주의의 기초를 놓았으며, 독일계는 교육제도를, 이탈리아계는 조각과 음악을, 유대인계는 철저한 가정교육의 전통을, 동 유럽계 이민들은 춤과 미술 면에서 미국사회에 공을 세웠다. 물론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아프리카에서 온 흑인들이었다. 그들은 유일한 미국음악인 재즈를 창조하였고 농업기술과 인권운동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제 한국계 이민들이 미국사회에 공을 세울 차례이다.

<최효섭/아동문학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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