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16강보다 더 큰 기쁨줬다

2018-06-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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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세계1위 독일 꺾어 동반 조별리그 탈락

▶ 스웨덴ㆍ멕시코 16강행

16강보다 더 큰 기쁨줬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한 한국 축구가 비록 16강 진출이라는 ‘1% 기적’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이보다 더 큰 기쁨을 국민들에게 선사했다.

세계 랭킹 57위인 한국 축구가 김영권과 손흥민의 후반 추가시간 ‘극장골’로 디펜딩 챔피언이자 세계 1위인 ‘전차군단’독일을 꺾었기 때문이다. 한국이 독일을 꺾으면서 두 팀 모두 16강 진출이 좌절됐고 스웨덴이 멕시코를 3-0으로 꺾으면서 두 팀이 16강행에 선택됐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7일(현지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F조 3차전 독일과의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김영권과 손흥민의 연속골이 터지면서 2-0으로 이겼다.


이에 따라 한국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스웨덴(0-1패)과 멕시코(1-2패)에 2연패를 당한 뒤 독일을 꺾으면서 1승2패(승점 3ㆍ골득실0)를 기록, 독일(1승2패•골득실-2)과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에서 앞서 F조 3위로 대회를 끝냈다.

한국은 16강 진출의 기적을 노렸지만 스웨덴(2승1패ㆍ골득실+3)이 멕시코(2승1패•골득실-1)를 3-0으로 물리치면서 아쉽게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

2014년 브라질 대회 우승팀인 독일도 한국에 패하면서 80년 만에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마시고 ‘우승국 징크스’를 피하지 못했다.

신태용 감독은 반드시 2골차 이상으로 이기고 멕시코가 스웨덴을 잡아줘야 16강 진출의 가능성을 살릴 수 있는 독일전을 맞아 4-4-2 전술을 들고 나왔다.

전후반 밀고 당기는 게임을 이어갔지만 점수를 내지 못하다 한국은 힘이 빠진 독일을 상대로 추반 공세를 이어갔고, 마침내 후반 추가시간 득점포가 잇달아 터져 나왔다.

후반 48분 손흥민의 코너킥 상황에서 독일 수비수의 발을 맞고 흐른 볼이 골대 정면에 있던 김영권에게 이어졌고, 김영권은 정확한 슈팅으로 결승골을 뽑았다.

부심은 김영권의 오프사이드를 선언했지만 비디오 판독(VAR)을 통해 득점으로 인정했다.


독일은 골키퍼까지 공격에 가담하는 총공세를 폈다.

한국은 이 틈을 이용해 후반 51분 손흥민이 텅 빈 독일 골대를 향해 추가골을 꽂아 2-0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번 독일전 승리는 비록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한국팀의 굴욕적인 기록들을 벗어나게 해줬다. 한국이 만일 독일에 패했다면 1990 이탈리아 월드컵 이후 28년 만에 조별리그 3경기에서 모두 패했다는 기록을 갖게 됐었다.

또 월드컵에 출전한 아시아 5개국 가운데 유일하게 승점을 1점도 쌓지 못하며 아시아 꼴찌로 전락할 위기에도 놓였었다.

막상 독일전이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비관론자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부끄러운 기록들을 피하기 힘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한국 축구는 그야말로 전세계가 놀란 충격적인 반전에 성공했다.

한국 축구사의 치욕이 될 뻔한 2018 러시아 월드컵은 마지막 독일전의 통쾌한 승리로 전혀 다른 내용으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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