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작은 기쁨

2018-06-21 (목) 고인선/ 뉴저지 팰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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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살다보면 기쁠 때도 슬플 때도 있고 화날 때도 있고 원망스러울 때도 있고 안타까울 때도 있기 마련이다.

어느날 작고하신 아버님은 사람의 낙(즐거움)은 누구에게나 동등하다고 하셨다. 또 어떤 것을 얻었을 때(소유) 즉, 어린애가 갖고 싶은 장난감을 취한 것이나 어른이 자동차를 취한 것이나 그 기쁨은 같다는 말씀을 하셨다.

우리가 조그만 선행이나 도네이션을 했을 때 기쁨도 마찬가지로 생각된다. 내 경우 집 근처에 조그만 언덕이 있는데 매일 애완견 때문에 들리는 곳이다. 거기엔 아담한 소나무 세 그루가 있다.


그런제 지난번 강풍으로 직경 1.5인치 크기의 가지가 본체에서 2인치 정도 찢어져 무게에 못이겨 매달려 있었다. 내가 조금 수고하면 원상으로 치유할 수 있겠다 생각되어 질긴 나일론 로프를 준비해서 감고 묶어서 옆가지와 함께 고립시켰더니 원상으로 잘 살아가고 있어서 매일 올 때마다 관찰하고 솔잎이 전과 같이 변하지 않고 잘자라서 기쁘고 흐뭇했다.

말 못하는 식물이나 동물들도 느낌은 같다고 본다. 상처나면 아프고 누군가 때리고 학대하면 슬프고 아프긴 동일하다고 생각된다. 하나님께서 우주만물 창조해 놓으시고 생육하고 번성하여 만물을 주관하라고 인간에게 명령했는데 우리는 제대로 이행하지 못할 때가 많다.

내가 이런 것 해놓고 조그만 기쁨이라도 가질 때 하물며 귀중한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의사들의 치유와 기쁨은 어떠하겠는가.

나머지 인생 작은 기쁨을 줄 수만 있다면 인색하지 않게 살아가려고 다짐해 본다.

<고인선/ 뉴저지 팰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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