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두세 징수 유권자가 결정한다

2018-06-1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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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대 캠페인 단체, 주민투표 상정에 필요한 유효 서명 확보

‘홈리스를 위한 세금’이란 별명으로 전국적 관심을 끌어온 시애틀시의 대기업 인두세(Head Tax) 징수 여부가 결국 유권자들에 의해 결정된다.

인두세 징수 반대 캠페인 단체 ‘노 택스 온 잡스(No Tax On Jobs)’는 오는 11월 선거에 ‘인두세 무효화’ 주민발의안을 상정하기 위해 지난 3주간 2만명 이상의 유효 서명을 확보, 12일 시애틀시 선거 관리국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민투표 상정에 필요한 서명은 1만 7,600명 분이며 6월 14일까지 제출해야 한다.


시의회는 지난달 14일 오후 연매출 2,000만달러 이상 대기업을 대상으로 직원 1인당 연간 275달러씩 징수하는 인두세 수정안을 9-0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인두세는 내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한시적으로 시행되며 2024년부터 계속 부과할 지 여부는 추후 투표를 통해 다시 결정하기로 했다.

시애틀 관내 기업 중 연매출이 2,000만 달러 이상인 기업은 아마존과 스타벅스를 포함해 모두 585개 사인 것으로 파악됐다. 찬반 양측은 인두세 무효화 법안의 주민투표 상정이 확정될 경우 본격적인 홍보활동을 벌이게 된다.

시정부는 인두세를 통해 연간 4,700만 달러의 세수를 거둬들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애틀시는 이 가운데 66%는 저소득층을 위한 서민주택 건축에, 32%는 홈리스 쉘터 확충에 쓰고, 나머지 2%는 운영 경비로 사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시의회의 인두세 징수 결정 이후 시정부가 홈리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예산만 낭비하고 있다며 반대 여론이 거세게 일어난 데다가 대표적 대기업체인 아마존과 스타벅스 등이 각각 2만 5,000달러의 자금을 기부하면서 주민투표 상정 캠페인에 불이 붙었다. 폴 알렌의 벌컨 개발사와 크로거, 알벗슨스, 일본 수퍼마켓 우와지마야, 햄버거 식당 딕스 드라이브-인도 캠페인 자금 기부에 동참했다.

지난해 5,400만 달러를 홈리스들을 위해 쓴 시정부는 금년에도 총 7,100만 달러를 사용할 예정이며 만약 11월 선거에서 인두세 무효화 법안이 좌절 되면 추가로 4,500만 달러를 더 투입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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