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CEO와 회장 겸직은 안돼”

2018-05-3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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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존 주총서 베조스에 요구했지만 부결돼

▶ 시위대 등 어수선한 가운데 주총 마쳐

최근 미국은 물론 전세계 경제계의 화두가 되고 있는 아마존의 올해 연례 주주총회의 최대 이슈는 창업주인 제프 베조스(54)가 맡고 있는 회장직과 최고경영자(CEO)를 분리하는 문제였다.

주주 행동주의 단체 ‘섬오브어스(SumOfUs)’는 지난 30일 시애틀 프레몬트 스튜디오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회장과 CEO를 한 사람이 맡지 못하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이 단체는 주주총회에 맞춰 시애틀 상공에‘베조스는 보스가 필요하다’라는 문구의 배너를 단 경비행기를 날도록 했다.

이 단체의 리자 린즐리는 “회장은 주주 이익을 대변하면서 CEO를 감독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데, 그 자리를 CEO가 겸직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이어 “베조스가 두 직책을 겸하는 것이 아마존의 ‘취약점’이고 조직 체계에도 문제가 되며 주식 가치에도 해가 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날 주총에서 회장과 CEO은 분리안은 26%의 지지를 받는데 그쳐 부결됐다.
대부분의 주주들은 “베조스가 겸직하는 것이 회사 이익창출이나 주주이익에 더 부합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지난해 30억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지난 2016년 이후 2년도 채 안돼 주가가 2배나 뛰어 주주가치를 최대화했다는 것이다. 더구나 페이스북 등 상당수의 IT 기업들도 최대주주가 회장과 CEO를 겸직하다고 있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베조스는 아마존이 1997년 처음으로 기업을 공개했을 때부터 회장과 CEO을 겸직해 회사운영을 총책임졌으며 주주 대표로도 활동했다. 현재 베조스는 아마존 주식의 약 16%를 소유하고 있는 최대주주이다.

그밖에도 이날 아마존의 주총은 어수선한 가운데 마무리됐다. 총회장 밖에서는 인터넷 공룡이 된 아마존이 ‘인두세’ 반대와 관련해 ▲빈자들과 전쟁을 하지 말라 ▲환경을 생각하라 ▲제2 본사 결정시 성적 소수자를 학대하는 도시를 지정하지 말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는 시위가 펼쳐졌다. 또한 아마존 조종사들도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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