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범고래 롤리타를 고향 바다로”

2018-05-3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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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벨링햄 원주민 부족, 마이애미 수족관서 강력 시위

벨링햄 인근의 토착 인디언 원주민인 라미(Lummi) 부족원들이 3,000마일 이상 떨어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내려가 그곳 해양 수족관에 47년간 갇혀 있는 범고래 ‘롤리타’를 고향인 퓨짓 사운드로 돌려보내라며 시위를 벌였다.

제이 줄리어스 추장은 “우리 가족과 진배없는 롤리타를 고향바다로 데려오는 것은 우리의 의무다. 롤리타가 강제로 가족에게서 떨어져 낯선 곳에서 외롭게 살아온 이야기는 바로 라미 부족을 비롯한 전체 인디언 부족의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롤리타는 퓨짓 사운드에 서식하는 범고래(Orca)의 L무리 소속으로 1970년대 초 윗비 아일랜드 근해에서 포획돼 마이애미 해양수족관에 팔려갔다. 롤리타는 그곳에서 훈련 받은 후 매일 두 차례 관중들 앞에서 쇼를 벌이며 생계를 이어오고 있다.


북극해에 서식하는 대다수 범고래들과 구분해 ‘남쪽 주민’으로 불리는 퓨짓 사운드 오카들은 1960~70년대 거의 3분의1이 마구잡이로 포획돼 전 세계 수족관에 팔려갔다.
그 후 반세기가 지난 오늘날까지 오카 수는 회복되지 못해 위기동물로 보호받고 있다.

롤리타의 송환 캠페인을 위해 특별히 조각한 오카 토템(장승)을 앞세우고 플로리다로 내려온 줄리어스 추장은 롤리타가 마구잡이로 포획된 오카 증 마지막 생존자라며 퓨짓 사운드에 남아 있는 L 무리 친척들과 재상봉하기를 희구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북미 전역의 57개 원주민 부족단체인 서북미 인디언부족연맹도 라미 부족의 롤리타 송환 운동에 동참하기로 약속했다. 줄리어스 추장 일행은 벨링햄에서 마이애미까지 토템을 육로로 운반하는 여정 중에도 캠페인을 벌였으며 지난 17일 수족관 앞에서 벌인 시위에서도 현지 동물보호 운동가 10여명으로부터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정작 수족관 측은 롤리타가 현재의 상태에 만족하고 있고 신변에 아무런 위험이 없다며 롤리타를 방출할 의향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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