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프롬시즌 한인 학부모 속탄다

2018-05-30 (수) 이지훈 기자
크게 작게

▶ 청소년 음주운전.탈선 우려 부모들 바짝 긴장

▶ 자녀와 충분한 대화.파티 참석자 연락처 알아둬야

12학년 아들을 둔 최모씨는 아들에게 프롬파티 참석을 허락하는 대신 자동차 운전은 절대로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 놨다. 프롬파티에서 12학년 학생들이 술을 마시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를 듣고 아예 운전대를 잡지 못하게 미리 손을 쓴 것. 최씨는 “운전을 하지 않기로 신신당부를 했지만 얼마전 운전면허를 딴 뒤 한창 운전 재미에 빠진 아들이 약속을 지킬지는 두고봐야 할 것 같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프롬파티가 걱정스럽기는 딸을 둔 한인가정도 마찬가지이다. 한인 김모씨는 “딸을 믿지만 곧 대학생이 된다는 해방감에 친구들과 어울리다가 프롬파티에서 예기치 않은 일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종종 남녀 파트너들 간에 일어나는 안 좋은 얘기를 들은 터라 아예 프롬에 보내고 싶지 않은 마음이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본격적인 고교 졸업생들의 프롬시즌이 시작되면서 한껏 들뜬 기분을 자제하지 못한 청소년들의 음주운전이나 탈선행각에 대한 우려로 한인 학부모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프롬파티와 졸업식이 몰려있는 6월은 미 전국적으로 10대 청소년 운전자들의 교통사고가 가장 빈번한 시기여서 부모들 입장에서는 더욱 걱정이 앞서고 있는 실정이다.


연방교통국 통계에 따르면 해마다 프롬기간에 전국 평균 5,000여명의 10대가 부상당하고 50여명이 교통사고로 숨지고 있으며 16~20세 음주운전 사망사고가 전체의 1/3을 차지할 정도로 10대 운전자들의 대형교통사고가 집중되고 있다.

청소년 문제 전문가들은 “프롬시즌에 청소년들의 교통사고가 증가하는 이유는 청소년들이 프롬파티에서 술을 마신 후에 야간에 운전을 하는 데다 친구들과 함께 차를 타고 운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프롬에는 파티와 음주가 수반되기 때문에 자제력과 판단력이 약한 청소년들이 실수를 저지르고 탈선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일반적으로 프롬과 관련해 청소년들이 저지르는 범죄로는 음주운전 외에 마약복용, 성폭행, 폭력사건 등을 꼽을 수 있다.

청소년 상담 전문가들은 프롬에서 청소년들의 사고나 탈선을 막기 위해서는 프롬에 앞서 부모들이 자녀와 함께 충분한 대화를 나눠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부모가 파티 참석여부를 놓고 일방적으로 자녀에게 언성을 높이고 금지하기 보다는 시간을 지켜야 하는 이유, 건전하게 파티를 즐겨야 하는 이유 등을 대화를 통해 차근차근 설명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전문가들은 이외에도 자녀와 함께 파티에 참석하는 친구들이 누구인지 파악하고 이들의 연락처를 확보할 것과 귀가시간을 미리 정해 둘 것 등을 권고했다.

<이지훈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