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애틀기업 우리한테 오라”

2018-05-2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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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코마ㆍ피닉스 등 인두세 겨냥해 시애틀기업 유치나서

▶ 아마존ㆍ스타벅스 인두세 저지 동참

시애틀에 둥지를 틀고 있는 대기업들을 빼가려는 지방자치단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시애틀시의회가 내년부터 5년간 연매출 2,000만달러 이상 기업에 직원 1인당 275달러의 ‘인두세’를 징수키로 하자 이에 반발하고 있는 기업들을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시애틀과 상대적으로 거리가 가까운 타코마 등 피어스 카운티가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피어스 카운티와 타코마 등 9개 시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연봉 6만5,000달러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거나 5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회사들에게는 직원 1인당 275달러씩에 해당하는 감세혜택을 주겠다고 밝혔다. 도시별로는 다르지만 각종 퍼밋의 수수료를 낮춰주거나 영업세금 등을 감면해주는 형태의 혜택을 주겠다는 것이다.

유니버시티 플레이스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스티브 오반 워싱턴주 상원 의원은 “시애틀시를 떠나는 기업들이 타주로 떠나는 것을 막기 위해 피어스 등 다른 카운티들이 이들 기업을 수용할 수 있는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워싱턴주가 아닌 다른 주의 지방자치단체도 시애틀시 기업에 손짓을 보내고 있다. 애리조나 피닉스시 광역 경제위원회는 23일 시애틀시에 있는 기업 30곳을 이전토록 하거나 최소한 피닉스에 지사를 설립해 진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회는 “피닉스 이전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시애틀 기업들과 개별 접촉을 하고 있으며 이들에 대한 세제 혜택 등은 개별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위원회는 시애틀뿐 아니라 실리콘밸리가 있는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와 시카고시 등의 기업들과도 접촉중이라고 덧붙였다.

시애틀시내 최다 고용주인 아마존을 비롯해 스타벅스 등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시애틀시의회가 인두세를 강행한 것에 대한 후폭풍이 가시화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아마존과 스타벅스가 시애틀 시의회를 통과한 ‘인두세’ 법안 무효화를 추진하고 있는 캠페인측에 각각 2만 5,000달러씩의 자금을 기부했다.

‘노 택스 온 좁스’로 명명된 이 주민발의안은 지난 23일 시애틀시 선거관리 위원회에 접수됐고 오는 6월 중순까지 등록 유권자 1만 7,632명 분의 서명을 확보하면 11월 선거에 상정될 수 있다.

캠페인측은 이미 40여 기업체로부터 자금을 기부받아 현재 32만 5,000달러를 모금했다고 밝혔다.

인두세 무효화 캠페인에 폴 앨런의 벌컨사를 비롯해 크로거, 알버슨스, 하워드 라이트 등이 각각 2만 5,000달러씩 기부했고 다른 중견 기업들도 2,500~2만 달러씩 기부했다. 다운타운의 일본계 그로서리인 우와지마야와 햄버거 식당 딕스 드라이브-인도 동참했다.

이 같은 반발 움직임에 대해 시애틀시의원들은 “과거 시애틀시가 최저임금을 시간당 15달러로 인상했을 때도 마치 시애틀시 경제가 무너질 것처럼 말이 많았지만 경기는 더욱 좋아졌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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