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쿠거가 사람 물어 죽여

2018-05-21 (월)
크게 작게

▶ 32세 남성, 노스벤드 인근 숲서 자전거 타다 변

▶ 94년 만에 처음…동료는 부상

쿠거가 사람 물어 죽여
워싱턴주에서 94년 만에 쿠거에 물려 사람이 목숨을 잃은 사건이 발생했다. 쿠거는 ‘산 사자’나 ‘퓨마’로도 불린다.

경찰에 따르면 시애틀 주민인 S.J. 브룩스(32)와 친구 아이잭 시더바움(31)은 지난 19일 오전 11시께 노스벤드 북동쪽 레이크 행콕 포레스트에서 산악자전거를 타다가 뒤에서 쿠거가 뒤쫓아오는 것을 발견하고 멈춘 뒤 큰 소리를 지르고, 자전거를 흔들어댔다.

시더바움은 “교과서 대로 소리를 질러 쿠거를 쫓은 뒤 자전거를 멈추고 1분 정도 숨을 돌리며 쿠거가 무서운 동물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쿠거가 뒤에서 갑자기 나타나 내 머리를 공격했다”고 말했다.


이 모습에 놀란 브룩스가 자전거를 놓고 숲 속으로 달아나자 쿠거가 뒤쫓아가 그를 공격했고 머리와 목에 피 범벅이 된 시더바움은 자전거를 타고 간신히 2마일 정도를 달려 스마트폰 통화가 되는 곳에서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30여분만인 이날 오전 11시20분께 현장에 출동한 경찰과 워싱턴주 어류야생동물국 요원들은 현장에 출동해 피를 흘리며 숨진 브룩스의 몸 위에 우뚝 서있던 쿠거를 발견하고 총격하자 쿠거가 달아났다.

야생동물국 요원들은 이후 사냥개 2마리를 동원, 총을 제대로 맞지 않은 상태에서 달아난 쿠거가 현장에서 200피트 정도 떨어진 50피트 높이의 나무에 올라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이날 오후 4시가 조금 못된 시각에 사살했다. 이 쿠거는 3살된 숫놈이었으며 몸무게가 100파운드 정도였다.

머리 얼굴 목 등에 중상을 입은 시더바움은 하버뷰 메디컬센터로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거에 물려 사람이 죽은 사건은 워싱턴주에서는 1924년 올레마에서 숨진 13살 소년에 이어 94년만이고 전국적으로는 2008년 뉴 멕시코 사건 이후 10년 만이다. 워싱턴주에는 지난 100여년간 쿠거 공격으로 인한 대소 부상 사건이 15건 보고됐다.

야생동물국 관계자는 “쿠거가 두 남자에게 이처럼 사납게 공격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부검을 통해 쿠거가 병이 있었는지 밝혀내겠다”고 말했다.

당국은 3년된 숫놈 쿠거의 몸무게가 통상 140파운드 정도라며 문제의 쿠거가 100파운드로 야윈 상태였다는 점을 감안, 그가 병이 있거나 굶어서 사람을 공격했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쿠거 부검은 풀만에 있는 워싱턴주립대(WSU)에서 실시된다.

쿠거는 30마일에 걸쳐 암수 2마리만 사는 영역동물로 워싱턴주 전역에 2,100여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파악됐자. 주 당국은 매년 50곳의 지정된 장소에서 250마리를 사냥하도록 허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쿠거를 만날 경우 절대로 뒤를 보이며 달아나지 말고 똑바로 대하고 큰 소리를 지르고 팔을 흔들어 쿠거보다 몸집이 큰 것처럼 보여야 한다”면서 “주변의 돌을 주워 던지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