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두세’ 사용방법 놓고 또 대결

2018-05-1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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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컨 시장-시의회, 즉각적 효과 vs 장기적 대책

홈리스 위기상황 타개를 위한 시애틀 시의 ‘인두세’ 과세규모를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인 제니 더컨 시장과 시의회가 이번엔 인두세로 확보될 연간 세수 4,500만달러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를 놓고 또 한 차례 대결을 펼칠 조짐이다.

더컨 시장과 그녀에 동조하는 브루스 하렐 시의장 및 샐리 백쇼 시의원은 천막촌의 철거와 청소 및 보호소 시설 확충 등 즉각적으로 효과를 낼 수 있는 부문에 중점 사용할 것을 주장하는 반면, 로레나 곤잘레스, 리사 허볼드, 테레사 모스케다, 마이크 오브라이엔, 샤마 사완트 등 시의원은 보다 장기적이며 근원적인 서민주택 건설에 투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더컨 시장은 현재의 홈리스 위기상황이 서민주택이 확충될 때까지 팔짱 끼고 기다릴 만큼 여유 있는 것이 아니라며 “노숙자들에게 집이 지어질 때까지 길거리에서 계속 잠을 자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세금을 내는 기업체들과 시민들에게 시 당국이 뭔가 일을 하고 있음을 당장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쇼 의원도 서민주택 확충이 근본적 해결책임을 모르는 것이 아니지만 시애틀 거리에 홈리스들이 날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몇 년간 서민주택을 지을 만큼 한가롭지 않다고 강조하고 홈리스가 시애틀 시만의 문제가 아니므로 서민주택 건설도 킹 카운티 등 다른 기관과 연계해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반대 측 시의원 5명은 언제까지나 땜질식 임시방편 정책을 계속할 수는 없다며 그럴 경우 무숙자들을 거리에서 잠시 보호소로 옮겼다가 다시 거리로 내몰게 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인두세로 서민주택을 더 많이 지어 홈리스들을 수용하지 않는 한 그 재원은 결국 낭비로 끝나게 된다고 강조했다.

시애틀 시의회는 아마존과 스타벅스 등 연매출 2,000만달러 이상의 관내 대기업체에 직원 1인당 연간 500달러씩 인두세를 부과하려다가 더컨 시장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이를 275달러로 내려 지난 14일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이 인두세는 내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한시적으로 부과되며 2024년부터 계속 부과할 지 여부는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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