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애틀시 인두세 275달러로

2018-05-1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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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의회 당초 500달러서 낮춰 9-0 만장일치 통과

▶ 아마존, 공사재개했지만 ‘실망’

시애틀시 인두세 275달러로
‘홈리스를 위한 세금’이란 별명이 붙으며 전국적으로 큰 관심을 끌어온 시애틀시의 대기업 인두세(Head Tax)가 1인당 275달러로 결정됐다.

시애틀 시의회는 14일 오후 전체 9명의 시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연매출 2,000만달러 이상 대기업 직원 1인당 연간 275달러씩을 징수하는 인두세 수정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 9-0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이 같은 인두세는 내년인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한시적으로 부과되며 2024년부터 계속 부과할 지 여부는 추후 투표를 통해 다시 결정하기로 했다.

현재까지 파악된 시애틀시내 기업 가운데 연간 매출이 2,000만 달러가 넘는 업체는 아마존과 스타벅스 등을 비롯해 모두 585곳인 것으로 파악됐다.


시애틀시는 이들 기업으로부터 종업원 1인당 275달러씩의 인두세를 받은 경우 연간 세수가 4,700만 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애틀시는 이 가운데 66%는 저소득층을 위한 서민주택 건축 등에, 32%는 홈리스 쉘터 등을 확보하는데 쓰고, 나머지 2%는 운영 경비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시애틀시의회는 당초 연간 매출이 2,000만 달러 이상인 기업을 대상으로 종업원 1인당 연간 500달러씩을 거둬 연간 7,500만 달러를 확보해 이를 홈리스 문제나 저소득층 주택문제 해결에 사용할 계획이었다. 아마존이나 스타벅스 등 대기업들로 인해 집값이나 렌트비가 상승해 홈리스가 양산되고 있는 만큼 이들에게 인두세를 물려 홈리스 문제 등을 해결하는 것이 맞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이 같은 계획이 추진되자 아마존이 7,000여명의 직원을 수용할 수 있는 시애틀 다운타운 건축공사를 중단하고 건물 전체를 임대하려던 계획을 유보하겠다고 위협한데다 일부 시민들도 인두세 반대에 나섰다. 제니 더컨 시애틀시장은 이 같은 반대 의견에다 시의회가 추진하는 인두세가 너무 많다고 판단해 시의원들과 막후 협상을 벌여 결국 양측이 1인당 275달러로 조정을 하게 된 것이다.

시애틀 시의회가 당초 계획에서 한발 물러 인두세를 낮춰 통과시켰지만 아마존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며 “시애틀시에서 사업 성장을 계속해야 할지 의심이 든다”는 요지의 성명을 발표했다.

아마존은 이날 오후 “중단키로 했던 건축공사는 재개하겠다. 하지만 시애틀시정부와 시의회의 반기업 정서에 대해서는 심히 우려된다”고 논평했다.

아마존은 이와 함께 “2010년 시애틀시의 전체 세수는 28억 달러였으나 지난해에는 무려 42억 달러로 늘어났다”면서 ‘아마존의 성장이 시애틀 세수를 가져왔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상기시켰다.

아마존은 이어 “시애틀시 세수는 시의 인구증가율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현재 홈리스 등을 위한 재정의 문제는 세수가 적어서가 아니라 지출을 어떻게 하느냐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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