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값, 렌트 치솟자 발라드 선착장에 배 대놓고 살아
시애틀 지역의 집값과 아파트 렌트가 걷잡을 수 없이 치솟자 땅을 떠나 물에서 사는 ‘보트피플’이 늘어나고 있다. 발라드의 실숄 마리나(선창)엔 입주신청자들이 넘쳐나고 있다.
이 마리나엔 350척 분의 정박장이 마련돼 있지만 지난 2014년 이후 입주신청자가 3배 이상 늘어나 만원을 이루고 있으며 현재 이들 배에서 550~600명이 상주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시애틀 항만청은 밝혔다.
물론 이들 배 가운데는 시애틀 방문 항해자들이나 현지 부자들의 요트도 있지만 전체의 약 60%는 상주용 배들이라며 지금 입주신청하면 1~3년은 대기해야할 상황이다. 항만청 관계자는 정박 대기자 명단이 이처럼 긴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 1년반 가량 배에서 남편 및 두 딸과 함께 살아온 엘리 애치슨 여인은 42피트 길이의 정박장 임대료가 세금을 포함해 월 750달러라며 발라드에선 스튜디오 아파트라도 월 렌트가 1,500~2,000달러나 된다고 말했다.
그녀는 배 안이 비좁아 불편한 점이 많지만 데크에만 올라오면 휴가여행을 떠나온 기분이라며 요즘처럼 날씨가 화창하면 눈덮인 올림픽 산의 장관이 코앞에 펼쳐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겨울철엔 혹독하게 추우며 배 안이 눅눅하고 한밤중에 물개들이 배의 계단위로 올라와 짖어대기도 한다고 덧붇였다.
정박료가 아파트 렌트보다는 싸지만 부수비용도 만만치 않다. 배 보험료가 2,200달러로 워싱턴주의 평균 주택 보험료보다 많고, 화장실 오물수거료로 월 60달러를 내야한다. 배에 고장이라도 생기면 정박장에서 끌어내는 데만 1,200달러가 든다.
애치슨 여인은 입주자들이 결성한 실숄 선상주민협회가 항만청에 민원을 제기하는 창구역할을 하고 있으며 사소한 고장은 주민들이 서로 도와 해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