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우리 모두의 지구

2018-05-11 (금) 강주현/식품 공학·바이오 에너지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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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네티컷 칼럼

지난 4월에는 자연과 관련한 기념일이 많았다. 한국의 식목일은 4월5일에, 미국의 식목일 (arbor day)은 4월27일에 있었고, 지구의 날은 4월22일이었다. 춥고 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온 것이 너무나 반갑고 감사했는지, 자연을 기념하는 행사가 곳곳에서 열렸다.
필자가 사는 동네 근처만 봐도, Hamden에서는 Spring festival, Meriden에서는 Daffodil fest, North Haven에서는 Earth day festival이 있었다.

집집마다 예쁜 꽃과 나무로 정원을 꾸며놓았고, 새벽이 되면 새들이 예쁘게 지저귀는 소리에 잠을 깬다. 필자도 현재 봉사하고 있는 성당 주일학교와 한국학교에서 자연을 기념하는 의미로 색종이로 나무를 접으며 학생들과 지구를 지키는 방법에 대해 함께 공부해보았다.

하지만, 모두들 알다시피 지구를 생각하고 아끼는 행동은 4월의 어느 날로만 그치면 안된다. 우리가 사는 지구는 우리가 편히 사는 것도 좋지만, 우리 미래 세대도 청정하고 아름다운 자연을 누릴권리를 지켜주어야 한다.


안타깝게도 우리 세대는 지금의 편리를 위해 지구에 많은 해를 끼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가령, 각 가정마다 차가 기본적으로 두 대씩 있는 경우가 많다. 이는 직장과 집이 멀기 때문이기도 하고, 모든 것이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살고 싶은 동네에 살 수 있는 권리도 중요하겠지만, 우리가 매일 차를 1시간씩 타고 다니면서 뿜어내는 매연과 점차 고갈되는 에너지 자원, 그리고 자동차를 만들면서 소비하는 자원들과 생겨나는 쓰레기들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행동하는 것도 중요하다.

지구를 지키는 방법으로 한국에서는 아나바다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자) 운동, 미국에서는 3R (Reduce, Reuse, Recycle)을 제시한다. 다 좋은 아이디어이고 실천하면 효과적이다.

하지만 정작 우리 생활에서는 얼마나 실행하고 있는가를 생각하면 부끄럽기만 하다. 식품 회사들은 개인화되는 소비자들에 맞추어 개별 상품을 점차 소량화하고, 의류회사들은 계절마다 유행을 달리해 신상품을 내놓고, 공공 기관 건물들은 냉난방을 과도하게 하고, 어디 행사에 가면 다들 일회용 식기를 쓰고 재활용도 잘 하지 않는다.

필자는 점차 고갈되는 에너지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자 연구의 주제를 바이오 에너지로 정했다. 하지만 공부하면 할수록 깨닫는 것은, 화석연료는 언젠가는 고갈하고 그 어떤 신재생 에너지도 화석연료를 대체할 만한 효율성과 경제성이 없으므로 아껴 쓰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에너지뿐만 아니라 환경도 마찬가지이다. 환경 오염을 막고자 전 세계 각계 기관에서 수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그 어떤 후차적인 오염 방지도 원래 상태로 만들 수는 없다. 가장 좋은 방법은, 사전에 환경 오염을 줄이고 막는 것이다.

환경을 생각하고 지키는 것은 아주 당연히 불편이 따른다. 하지만 우리가 이 세상에 사는 것이 나만의 편리와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고 내가 속한 공동체와 우리 인류 전체에 대한 책임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조금의 불편이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된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자연은 우리 선조들이 감수해준 불편들 덕분이다. 내가 조금 더 몸을 움직이고, 조금 더 생각하고 실천한다면 우리 모두가 사는 지구가 좀더 깨끗하고 아름다운 곳이 될 것이다.

<강주현/식품 공학·바이오 에너지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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