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송유관 반대 시위자 14명 체포

2018-05-08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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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애틀 다운타운 체이스 은행 앞서 TMP 투자 항의

송유관 반대 시위자 14명 체포
시애틀 다운타운의 체이스 뱅크 앞 도로를 점거하고 캐나다의 대규모 송유관 연장사업에 반대하며 연좌시위를 벌인 14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트랜스 마운틴 파이프라인(TMP)’으로 불리는 이 사업은 캐나다 앨버타주에서 워싱턴주 이웃인 브리티시 콜럼비아(BC)까지 산맥을 통해 송유관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체이스 뱅크의 모회사인 JP모건 체이스가 주요 투자사로 동참하고 있다.

시위자들은 은행지점이 들어 있는 러셀 파이낸셜 센터 건물 앞 도로 복판에 4개의 티피(인디언 원주민 천막)를 세우고 그 위에 올라 앉아 항의했으며 빨간 장미를 손에 든 여성 20여명은 한때 건물 로비에 들어가 북을 치고 노래를 부르며 시위를 벌였다.


시애틀경찰은 시위자들이 티피에서 내려오기를 거부하자 소방국의 고가 사다리 소방차를 동원, 이들을 끌어내렸지만 그 과정에서 무력충돌은 없었다. 연좌 농성자 중 한명인 대니 랜지는 “나는 체포가 두렵지 않다. 우리의 자녀와 손자녀는 물론 초목과 연어 등 서북미의 모든 천연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부득불 시위를 벌이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머클슛 부족 소속 원주민인 레이첼 히튼은 “오늘 시위는 JP모건이 지구의 기후 온난화 재난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사실을 엄중히 경고하기 위한 것”이라며 “적절한 조치가 취해질 때까지 체이스 은행들을 계속 점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송유관이 BC까지 연장될 경우 원유를 해외로 수송할 유조선들 때문에 워싱턴주와 BC 사이의 완데 푸카 해협 교통량이 3배나 늘어나게 되고, 그에 따라 이미 멸종 위기에 처한 범고래 등 해양동물들이 더욱 큰 위험을 맞게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시애틀경찰이 시위자들을 체포하기 위해 현장 주변 도로들을 모두 폐쇄함에 따라 2 Ave.와 파인 St. 교차로 일대에 한동안 심각한 교통체증이 유발됐다. 한 운전자는 “나도 환경보호를 원하지만 이런 식으로 시위를 벌이는 것은 납세자들의 부담만 가중시킬 뿐이다.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며 시위자들을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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