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곰팡이 낀 고옥이 77만달러

2018-05-0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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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3년 된 발라드 3-베드룸 집 ‘As-Is’ 판매로 리스팅

곰팡이 낀 고옥이 77만달러
주택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시애틀에서 방안에 곰팡이가 낀 집이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에 리스팅 돼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시애틀의 발라드 지역 36 Ave. NW.에 소재한 3-베드룸, 1-배스의 이 허름한 집은 온라인 부동산 ‘레드핀’에 77만 5,00달러에 리스팅 됐다.

지난 1925년에 지어진 이 집은 킹 카운티 사정국의 감정가가 63만 4,000달러로 전년 대비 5만 7,000달러나 치솟았지만 리스팅 가격은 감정가보다도 14만달러나 높다. 시애틀의 중간 주택가격은 현재 55만 3,000달러 수준이다.


레드핀의 리스팅 정보에는 “올림픽 산맥과 퓨짓 사운드가 한 눈에 보이는 전망을 갖췄음. 이 집을 헐고 활기찬 발라드에 당신이 꿈꿔오던 새 집을 지을 기회”라며 바이어들을 유혹하고 있다.

하지만 이 광고는 “방에 검은 곰팡이가 끼어있다. 위험을 감수하고 들어가되 건강이 안 좋은 사람이나 임산부들은 들어가지 말라”는 경고와 함께 “이 집은 ‘있는 그대로(As-Is)’ 판매된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부동산 기업 ‘리얼토닷컴’은 매물 주택 부족현상에 따른 가격상승 가속화와 과다경쟁으로 시애틀은 전국 대도시 가운데 밀레니얼 세대(25~34세)들이 주택을 구입하기 가장 어려운 도시 중 하나로 꼽았다.

시애틀 지역의 주택 매물은 전년 동기 대비 9%나 줄었고, 그나마 리스팅 된 주택들의 가격대는 첫 주택 바이어들이 구매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시애틀의 꾸준한 고임금 일자리 증가로 인구 유입이 늘어나고 부모 곁을 떠나 사회생활에 첫발을 내딛는 ‘밀레니얼 세대’가 주택시장에 뛰어들어 과다경쟁을 부추기는 점이 집값 상승의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애틀은 지난 1월 전국 대도시 가운데 6번째로 생활비가 높은 도시로 꼽혔다. 1년새 3단계나 상승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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