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징검다리 <손자에 물려주기>, 쿠션 세습 <중간에 이름뿐인 목사 넣기>
▶ 해외와 한국교회 교차 세습 시도 사례
“남가주 중대형서도 세습 진행”지적도
교차세습, 징검다리 세습 등 교회 세습 기법도 날로 교묘해지고 있다. 사진은 담임목사 부자세습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명성교회 예배 모습.
교회는 당연히 개인이나 어느 집단의 소유물이 될 수 없다. 교회는 눈에 보이는 실물인 동시에 하나님이 주인이 되는 영적 실체이기 때문이다. 명성교회의 담임목사 부자 세습 등 교회 세습이 기독교인들은 물론 사회에서도 질타를 받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하지만 담임목사가 아들이나 친족에게 교회를 세습하려는 탐욕의 시도는 그치지 않고 있다. 이런 와중에 세습 전략도 더욱 교묘해지고 있다. 징검다리 세습ㆍ쿠션 세습 등 교회 세습 기법도 날로 진화되는 중이다.
최근에는 남가주의 중대형 교회에서 세습을 위한 수순이 진행 중이라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또 이민교회와 한국의 교회가 서로 상대방 담임목사의 아들을 후임자로 세워 교차 세습을 시도하려는 사례도 발생했다.
홍성호 목사는 한국에서 감리교단 내 세습교회를 추적하고 있는 전문가로 꼽힌다. 홍 목사는 서울의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세습금지법 통과 때 의사봉을 두드린 목사조차 자기 교회를 세습시킨 사례가 있다”며 “조사하던 자신도 너무 놀랐고, 너무 충격을 받았다”고 밝힌 적이 있다.
홍 목사에 따르면 세습 기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세습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다 보니 대놓고 담임목사직을 바로 물려주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이다.
교회를 쪼개 주었다 다시 합병하는 방식의 세습은 물론, 2~3명의 목사가 서로서로 아들 목사를 청빙해주는 ‘쌍방 교차’ 혹은 ‘삼각 교차’ 세습, 아버지와 아들의 교회를 맞바꾸는 ‘교환’ 세습, 아버지에서 아들을 건너 뛰어 손자에게로 가는 ‘징검다리’ 세습, 중간에 이름 뿐인 목사 하나 끼워 넣어 물려주는 ‘쿠션’ 세습 등 다양한 형태가 벌어지고 있다.
홍 목사는 “2013년 완료된 ‘김국도 목사와 김정국 목사’의 임마누엘교회 세습도 세습금지법을 우회하기 위해 최소 4단계에 걸친 세습 작전이 동원됐다”고 지적했다.
감리교는 이미 교회 세습 문제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지난 2012년 가장 빨리 세습금지법을 만들었을 뿐 아니라, 2015년에 이어 2017년도 교회 분립ㆍ통합을 통한 세습금지 방안을 법안에 추가하는 등 적극적이다.
감리교단이 이처럼 발 빠른 대처에 나선 것은 감리교 소속인 김선도(광림교회)ㆍ김홍도(금란교회)ㆍ김국도(임마누엘교회) 3형제가 보여준 횡령ㆍ배임ㆍ세습 등을 두고 세상의 손가락질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홍 목사는 세습금지법이 진짜 잘 작동하고 있는지를 조사했다. 자신이 소속된 감리교단 만이라도 조사해보자 싶어 지난해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
홍 목사는 인터뷰에서 “세상에 알려진 기초자료 45건으로 조사를 시작했는데, 한 달 만에 100건이 넘었고 11월까지 250건에 이를 것으로 보일 뿐 아니라 지금도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세습금지법이 만들어지던 2012년을 즈음해 세습을 급히 진행하는 등 앞뒤가 너무나 다른 모습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홍 목사는 자신이 속한 감리회세습반대운동연대의 페이스북 페이지(www.facebook.com/groups/150246922237268/)에 세습교회를 모두 실명으로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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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원 종교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