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를 바꾸거나 머리 위치가 바뀔 때 생기는 ‘체위성 어지럼증’의 원인이 새로 밝혀졌다.
체위성 어지럼증은 그동안 이석증이라고 불리는 ‘양성 돌발 두위 현훈’이 주원인으로 알려져 있었다.
이석증은 이석기관에 있어야 할 돌부스러기가 반고리관에 유입돼 자세를 바꿀 때마다 움직이면서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그러나 뇌졸중ㆍ뇌종양 등의 뇌질환이 체위성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다. 비교적 치료가 쉬운 이석증과 달리 뇌질환에 의한 체위성 어지럼증은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을 정도로 치명적이다.
최정윤ㆍ김지수 분당서울대병원 어지럼증센터 교수팀은 뇌질환에 의해 발생하는 중추성 체위 어지럼증과 안진(눈떨림) 양상을 이석증 환자와 비교 분석해 특징을 규명하고, 발생 메커니즘을 제시했다.
교수팀에 따르면 뇌질환에 의해서도 체위성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은 오래 전부터 학계에 알려졌다. 하지만 이석증에 의한 체위성 어지럼증과 감별법과 발생 메커니즘은 알려진 바 없었다.
이들 교수팀은 2013년부터 국내외 신경과학자들과 문제인식을 공유해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를 함께 진행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뇌질환에 의해 발생하는 체위성 어지럼증 및 눈떨림은 주로 소뇌의 가운데 결절부위에 문제가 있을 때 발생한다고 밝혀졌다.
이 부위는 지구에서 정상적으로 생활하기 위해 꼭 필요한 기능인 중력의 방향을 예측하는 역할을 하는데, 뇌졸중, 뇌종양, 퇴행성 뇌질환 등에 의해 이러한 기능에 장애가 발생하게 되면 자세를 바꿀 때마다 어지러운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김 교수는 “뇌질환과 이석증에 의한 체위성 어지럼증과 눈떨림은 매우 비슷해 구분하기 쉽지 않지만 뇌질환 심각성을 고려할 때 정확한 진단이 필수적”이라며 “이번 연구결과로 뇌 병변에 의한 체위성 어지럼증과 눈떨림을 정확히 진단하는데 도움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이번에 제시한 발생 메커니즘은 뇌 질환 후유증으로 지속되는 중추성 어지럼증의 이해를 높이고, 중추성 어지럼증을 극복하기 위한 연구의 단초를 마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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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