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반세기전 연쇄 살인강도 다시 재판?

2018-04-2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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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킹 카운티 법원, 2인조 강도범 중 한 명 새 증언 검토

워싱턴주 대법원과 연방 대법원의 확정판결까지 받은 1960년대 시애틀지역의 악명 높은 연쇄 살인강도 사건에 대한 재판이 반세기도 넘어 지방법원에서 재개될 조짐이다.

킹 카운티 법원의 베로니카 갈반 판사는 3차례 연쇄 살인강도 죄로 현재 종신형을 복역 중인 아서 에이켄(72)과 앤토니오 휘트(73)를 지난 26일 법정에 초치해 청문회를 갖고 이들 중 에이켄의 재판을 다시 열 것인지 여부를 다음 수주 동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갈반 판사는 이들 2인조 강도가 1965년 4월 쇼어라인에서 세 번째 범행을 저질렀을 때 에이켄은 차 안에서 잠들어 있었고 휘트가 주유소 매점에 들어가 종업원 제이슨 하퍼를 총격 살해했다는 휘트 본인의 진술을 새로운 증언으로 인정할 것인지 여부와, 인정할 경우 에이켄의 재판을 다시 열어야 할 것인지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당시 에버렛의 페인 공군기지(현재 페인 필드) 소속 사병이었던 에이켄과 휘트는 1965년 3월과 4월 레이니어 밸리 지역의 두 주유소에 이어 4월 24일 하퍼 업소를 털었었다. 한달 사이에 주유소 살인강도 사건이 세 차례 터지자 시애틀경찰국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이들은 하퍼의 친구들이 제보한 차량 정보가 단서가 돼 당일 공군기지에서 체포됐다.

이들은 당초 교수형 선고를 받았지만 1971년 연방 대법원이 원심 재판 중 사형평결을 꺼리는 배심원들을 교체한 것은 잘 못이라는 지적을 받고 3회 연속 종신형으로 ‘감형’ 판결을 받았다. 이들은 그후 제정된 워싱턴주 정부의 선고개혁법에 따라 첫 범행에 20년,두번째 범행에 30년, 세 번째 하퍼 살해에 33년 등 총 73년 징역형으로 다시 감면됐다.

법조계는 세 번째 범행에서 에이켄이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미 밝혀진 사실이므로 휘트가 에이켄을 위해 이를 증언할 용의가 있다고 말한 것은 새로운 증거가 될 수 없다며 재판 재개 여부도 1심법원이 아닌 항소법원이 결정할 몫이라고 지적했다.

휘트는 지난 26일 법정 청문회에서 킹 카운티 검찰청의 존 캐슬턴 차장검사로부터 “증언에 새로운 내용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아무 것도 생각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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