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스캐짓 밸리 튤립 밭 장관, 130년전 단돈 5달러가 밑돈

2018-04-2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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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이민자 깁스, 벨링햄서 시작해 남쪽으로 옮겨

스캐짓 밸리 튤립 밭 장관, 130년전 단돈 5달러가 밑돈
워싱턴주의 최대 볼거리 중 하나로 꼽히는 스캐짓 밸리의 황홀한 4월 튤립축제가 사흘 후 끝나지만 그 역사는 장장 130년 한 영국 이민자가 투자한 단돈 5달러에서 비롯됐다.

당초 사과밭을 만들려고 오카 섬에 땅을 샀던 조지 깁스는 별 재미를 못보고 1892년 튤립 구근 몇 덩이를 5달러를 주고 사서 벨링햄에 심었다. 이듬해 몇 갑절의 수확을 올린 깁스는 돈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화란 업자들에게 투자를 권유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그는 우람한 튤립구근을 직접 들고 화란으로 건너가 업자들에게 보여준 후 상담에 성공했다. 곧 이어 깁스는 연방 농무부와 계약을 맺고 본격적으로 화란 종 튤립을 재배했고, 1920년 벨링햄 튤립축제를 탄생시켰다. 하지만 대공황으로 축제는 10년만인 1930년에 끝났고 깁스를 비롯한 재배업자들은 남쪽의 더 광활한 스캐짓 밸리로 텃밭을 옮겼다.


제2차 대전이 끝난 후 이번엔 화란의 튤립재배업자인 윌리엄 루젠이 스캐짓 밸리로 이민 와 전문 인부로 일하다가 1950년 자신의 이름을 딴 ‘루젠가르드’ 튤립농장을 차렸고, 1955년엔 서북미 최대 규모의 ‘워싱턴 구근회사’를 매입했다.

루젠을 비롯한 튤립재배업자들은 매년 봄 비공식적으로 튤립전시회를 열어오다가 1984년 현지 상공회의소가 개입해 공식 스캐짓 밸리 튤립 축제를 개최했다. 이 축제는 처음에는 사흘간만 열렸다가 관광객들이 몰려들면서 4월 한달간으로 확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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