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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은행들 대출 ‘몸 사리기’

2018-04-25 (수)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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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자율 오르자 건설 융자 등 중단상태

▶ 연체·부실 우려 개별 ‘스트레스 테스트’

한인 은행들이 대출 심사 강화에 나섰다. 건설 관련 신규 대출은 이미 사실상 중단된 상태고, 다른 비즈니스 대출들도 심사를 더욱 까다롭게 하면서 고객들이 대출을 받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제로금리 시대 마감에 따라 연방 기준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은행들의 입장에서는 고객들의 이자 부담이 커져 연체 등 부실대출이 필연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변동 이자가 적용되는 신규 대출에 대한 심사를 한층 강화하는 등 여신관리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로 한인 은행권에 따르면 최근 대출 규모가 큰 건축론 등의 대출이 급감하고 있으며 일부 한인 은행은 1,100만~1,500만달러 달러 이상 대형 건축론 대출은 사실상 중단한 상태다.


특히 최근 여신 규모가 큰 기업 고객의 경우 지속적인 이자율 상승을 감당할 수 있을지를 판단하는 개별 고객 스트레스 테스트까지 새로 도입하는 등 여신관리를 한층 강화되고 있다.

또 건축론의 경우 대출 금액을 줄이는 대신 대출자의 부담 비율을 늘리고 담보 설정도 한층 까다롭게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자율 상승에 따른 페이먼트 부담이 부동산 시장의 수익률(cap rate)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어 은행들이 심사를 강화할 수밖에 없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인은행의 한 관계자는 “변동이자가 적용되는 기업의 라인오브크레딧 사용이 급격히 늘 경우 특별 심사를 진행하는 등 대출 규모가 클수록 여신관리가 강화되고 있는 추세”라며 “문제는 앞으로 상황이 나아지기는커녕 더 악화될 것이어서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제로금리 시대가 마감되면서 대출자 입장에서는 무려 1.5%의 연 추가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월스트릿 프라임금리가 현재 4.75%로 오른 가운데 예를 들어 100만달러를 ‘프라임 금리 + 마진 1%’로 대출받았다면 이자율이 4.25%에서 5.75%로 오르면서 이자로만 연 1만5,000달러를 더 내고 있는 것이다. 또 앞으로 기준금리가 0.25% 오를 때마다 연 이자 부담도 2,500달러씩 증가하는 셈이다.

한인 은행들이 요즘 특히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또 다른 분야는 SBA 대출이다. 전체 SBA 대출의 9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주력상품인 7(a) 대출의 경우 연방정부가 75% 보증을 하기 때문에 지난 제로금리 당시 다소 느슨한 심사기준이 적용됐던 것이 사실이다.

또 이들 7(a) 대출자의 경우 대다수가 영세한 중소업체들이어서 이자 상승 부담에 민감한 편이고 앞으로 부실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우려된다.

한인 은행들의 입장에서는 이래저래 지속적인 이자율 상승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는 분석이다. 한인 은행들은 ▲예금고 확충의 어려움으로 예대율이 100%에 달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출을 급격히 늘리기 어렵고 ▲예금고 경쟁으로 예금이자 부담은 오르고 있으며 ▲우량, 또는 대형 고객의 경우 은행의 이자 수익인 마진(margin) 조정을 해주는 경우가 늘고 있어 예금이자에서 대출이자를 뺀 순이자마진(NIM)이 제자리를 걷거나 오히려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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