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반세기 ‘연어 배수로’ 싸움 재개

2018-04-1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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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밥 퍼거슨 WA 법무장관, 연방 대법원서 고군분투

▶ 인슬리 주지사도 등 돌려

연어회귀를 막는 도로의 지하 배수로 문제를 놓고 연방 대법원이 거의 반세기만에 다시 역사적 재판을 시작했지만 이번에도 원고인 밥 퍼거슨 워싱턴주 법무장관이 인디언 원주민 부족에 패소할 공산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민자 및 성 소수자 권익옹호에 앞장서 진보 정치인의 기수로 평가받는 퍼거슨 장관은 15일 연방대법원에 출두, 지난 1974년 내려진 원심 판결에 하자가 있다며 이를 지지한 항소법원 및 대법원 판결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퍼거슨 장관은 연방지법의 판결에 따라 워싱턴주 정부가 총연장 7,056마일의 하이웨이에 설치된 배수로들을 보수하거나 교체하고 있지만 효과가 미지수일 뿐 아니라 애당초 연방정부가 설계한 하이웨이 시설을 주정부가 19억달러의 주민혈세를 들여 보수하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작년 5월 제 9 항소법원이 이 케이스를 다뤘을 때도 전체 29명의 판사들 중 9명이 연어 회귀와 서식지 보호를 의무화한 원심판결을 인정할 경우 앞으로 댐 등 다른 시설물에도 영향이 파급될 것이라며 반대했다고 지적했다.

연방지법은 1974년 연어 회귀를 막는 도로의 지하 배수로들 때문에 연어 개체수가 줄어든다며 원주민들이 워싱턴주 정부를 제소하자 원주민들은 1854년 체결된 조약에 따라 보호지역 내는 물론 그 외곽에서도 연어를 포획할 권리가 보장돼 있다며 이들에게 승소 판결을 내렸고, 뒤이어 제9 항소법원과 연방대법원도 이 판결을 지지했었다.

당초 서부 워싱턴주의 20여 원주민 부족들은 워싱턴주가 주로 승격하기 전인 1854년 당시 속주 주지사였던 아이작 스티븐스와 조약을 체결하고 원주민 소유 토지를 모두 정부에 귀속시키는 댓가로 자기들이 뿌리내렸던 모든 지역에서의 어업권을 확보했었다.

퍼거슨 장관은 이번 대법원 상소에서 외로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주정부와 지자체 지도자들을 비롯해 법조계 및 학계 관계자들이 거의 모두 원주민들을 편들고 있다. 심지어 제이 인슬리 주지사도 퍼거슨 장관과 대법원 상소 문제를 논의했지만 법정투쟁 대신 대화로 문제를 풀기를 바라고 있다고 타라 리 대변인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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