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봄이 활짝 펼쳐지는 사월입니다. 얼마 전만해도 이곳 산위에서는 아침에 얼음이나 서리를 볼 수 있고 두터운 겨울옷을 입었었는데, 불과 며칠 사이에 한낮에는 여름 날씨를 보이며 주위 참나무에서는 새순이 돋아나고 있어서 빠른 계절의 변화를 실감하고 있습니다. 시내에 내려가 보면, 매화는 이미 지고 목련 등 여러 가지 꽃들이 활짝 피어나 활기를 더해주고 있고, 주위의 농장과 과수원도 밭을 갈고 나뭇가지를 다듬어 주며, 목장에는 소와 양들이 풀을 뜯어먹느라 언덕을 오르내리는 모습들이 그림 같습니다. 요즈음 꽃이나 나무를 심기가 좋은 계절이니, 뜰이나 집 앞에 묘목 한 두 그루 심고, 그런 공간이 없으면 창가에 조그만 화분이라도 하나 가꾸어 보심도 좋을 듯 생각됩니다.
달력이 일깨워 주듯, 청명(5일) 과 한식(6일) 날에는 형편대로 조상의 묘나 유적을 둘러보며 그 은덕에 감사하고, 마음속에서라도 청렴한 공직자를 기리는 전통문화도 되새겨 볼 때입니다. 대한민국 ‘입시정부수립기념일(13일)’과 ‘4.19혁명기념일’에는 민주정부 성숙의 역사와 전통을 돌이켜 보며, 우리들 모두 각자의 정치사회적 권리와 의무 및 책임도 새롭게 공부하고 인식하는 계기를 가져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과학의 날(21일)’과 ‘정보통신의 날(22일)’에는 우리의 사고방식과 생활양식을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가다듬고, 건강하고 실다운 정신과 정확하고 건전한 소통으로 가정과 사회분위기를 명랑하고 활기차게 만들어 나가겠다는 다짐을 새롭게 할 때라고 느낍니다. ‘법의 날(25일)’에는 시회정의와 질서 및 인권과 복지에 대한 민주적 공권력 유지와 공정사회 실현에 대한 공부와 토론도 해보면 어떨까요, 정부가 정하여 특정 일시에 기념식을 시행하는 수준을 넘어, 시민 개인들이 매일 매일 일상 속에서 지속적으로 관련 의식을 갖고 추구하며, 정부에게 현실적이고 올바른 입법을 독려하고 공공행정수행을 감시 하며 비판해주는 주인정신을 드높이고 이웃들과 공동으로 사회발전을 논의하는 환경을 가꾸어 나가야 하겠습니다.
필자는 사월이면 남다른 감회를 갖습니다. 한민족에게 구원의 영웅일 뿐만 아니라, 세계 전쟁사 특히, 해전사에 빛나는 이순신 장군 Admiral Lee의 탄생일(28일)이 저의 공식기록에 생일로 되어 있어, 이날을 즈음하여서 저 나름대로의 사명감을 북돋아 왔습니다. 그분의 충무정신과 아울러 인문사상은, 중국의 무신인 삼국지의 관운장처럼, 단순히 뛰어난 장수를 넘어 고매한 인격과 의리를 지니고 문무를 겸전한 대장부로서, 멸사봉공滅私奉公의 화신이었습니다. 오늘날 우리사회에서 그분의 사상과 정신을 현실에 맞추어서 되살려냄은 모든 사람들의 희망이리라고 생각됩니다. 한국의 중심 광화문광장에 늠름히 선 그분의 모습을 연상하며, 마음속에 충무공 만세를 외쳐 봅니다. 모습은 장군이나 보살의 화현으로 나타나, 중생을 구하는 모범을 보이신 것 같습니다. 곡우절의 단비가 생명을 북돋우듯이, 정의와 평화 및 치유문화가 왕성한 사월이 여러분들에게 누려지기 축원하며, 고성에서 진월 두손모음.
jinwollee@gmail.com, http://go-su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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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월 스님/고성선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