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골다공증, 좋은 생활습관 먼저

2018-03-27 (화) 권은혜 산부인과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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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아두어야 할 여성 건강

한국에 계시는 어머니는 골다공증이 있으셔서 항상 칼슘 섭취에 주의하시고 골다공증 약을 드신다. 의사들이 임상에서 흔히 칼슘 약을 권하는데 주위 분들의 반응은 이 약을 먹기가 상당히 힘들다는 것이다.

일단 알약이 크며 속이 쓰린 일도 많고 또 변비도 일으킬 수 있다. 어머니도 그런 고충을 겪으시는 분이라 몇 년전 부터는 ‘초란’ 이라는 제법 많이 알려진 민방을 쓰신다고 했다. 계란 껍질을 몇개 모아 식초에 넣고 일주일 간 두면 껍질에 있는 칼슘을 포함한 미네랄이 녹아 나오는데 이것을 하루 소주 컵 하나씩 드시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 또한 맛이 썩 좋지는 않은 것 같다.

아시아 여성에게 골다공증은 흔한 병이다. 일단 칼슘 섭취가 서구 여성보다 떨어지고 유전적으로도 그러하다. 골다공증은 유전적인 요인이 많기 때문에 자신의 어머니가 골다공증이 있었다면 본인에게도 위험성이 크다고 하겠다.


척추를 비롯한 골격계는 청소년기를 통하여 급속한 길이의 성장이 일어나면서 한편 칼슘 등 무기질이 축척되는데 이것은 약 20대 전후에 정점을 이루고 그 후 서서히 감소하게 된다. 특히 여성의 경우 폐경기 이후 여성 호르몬의 감소는 급격한 골밀도의 감소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유전적인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평소 자녀에게 바른 생활 습관을 주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균형 잡힌 식습관을 생활화하고 지나친 다이어트를 삼가야 한다. 이미 20대 초반에 개인의 최고 골밀도는 결정되므로 청소년 시기에 충분히 골밀도를 올려놓아야 하는 것이다. 칼슘은 약으로 섭취할 수도 있지만 과용시 신장 결석을 일으킬 수 있고, 또한 최근 제기되고 있는 관상 동맥 질환과의 관련성 때문에 우선적으로 음식으로 섭취하고 필요하다면 보조적으로 약을 복용하는 것을 권한다.

우유 한 컵에는 폐경 여성의 하루 권장량 1200 mg의 ¼에 해당하는 칼슘이 들어 있다. 즉 하루에 우유 4 컵 분의 칼슘이 필요한 것이다. 참고로 우유 한 컵 분량의 칼슘은 요구르트 한 컵, 단단한 두부 반 모, 정어리나 연어 100그램, 마른멸치 13그램 정도이다. 아침에 저지방 우유 한 컵을 마시고, 마른 멸치 한 주먹 정도(13그램)를 너트와 함께 스낵으로 하면 좋을 것이다. 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마그네슘이다. 이는 균형잡힌 식사로 대부분 하루 권장량을 섭취할 수 있지만 식습관이 균형잡혀 있지 않다면 종합 비타민제를 복용하는 것도 괜찮다.

운동 또한 매우 중요하다. 골밀도에 좋은 것으로 알려진 운동은 걷기, 달리기, 웨이트를 이용한 근력 운동이다. 이러한 운동은 뼈에도 좋지만 근육을 발달시켜 균형을 잘 잡게 하고 넘어짐을 방지함으로써 골절 위험을 줄인다.

지금은 백세시대라고 한다. 암, 심혈관 질환, 뇌졸중 등에는 신약과 기술이 개발되어 왔지만 근골격계 건강에 핵심적인 골밀도를 유지하는 방법에는 기본에 충실 하는 것 외에 아직까지 특별한 방법은 없는 것 같다. 한국여성에게 흔한 골감소증 및 골다공증은 상당부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일찍부터 좋은 식습관과 좋은 생활 습관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권은혜 산부인과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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