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 전역 뒤덮은 ‘총기규제’ 시위

2018-03-26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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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싱턴D.C에만 80만 운집, 미 전역 800여곳에서 개최, 유럽도 동조 집회

▶ 오클랜드,샌프란시스코에서도 수천명 운집해 행사열고 시위행진 벌여

미 전역 뒤덮은 ‘총기규제’ 시위

23일 전국에서 ‘우리의 생명을 위한 행진’(March For Our Lives)을 주제로 한 행사가 전국 800여곳에서 열린 가둔에 가장 80여만명이 모여 전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모인 워싱턴 DC 행사에서 참석자득ㄹ이 아리아나 그란데의 공연을 보며 총긱규제를 주장하고 있다.[AP]

지난 2월 17명의 목숨을 앗아간 플로리다 더글라스 고교 총격사건 생존학생들이 주도한 총기규제를 위한 행사가 24일(현지시간) 수도 워싱턴DC를 비롯한 미 전역에서 일제히 열렸다.

'우리의 생명을 위한 행진'(March For Our Lives)을 주제로 한 이 행사에는 초중고교생은 물론 교사, 학부모, 연예인, 일반시민을 포함한 각계 각층 인사들이 참석하는 등 총기 참사의 재발을 막으려는 큰 염원들이 한 데 모아졌다.

주 행사가 열린 워싱턴DC에만 주최 측 추산으로 80만 명이 쏟아져 나왔다고 NBC방송은 전했다.


워싱턴DC 행사는 이날 정오부터 의회 일의사당 주변 무대를 중심으로 치러졌다.

엠마 곤살레스 등 총격 사건 생존학생들을 비롯해 20명의 청소년이 연이어 연단에 올라 총기규제를 호소했다.

곤살레스는 숨진 친구들의 이름을 부르며 참사 순간을 생생히 증언했다. 그는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돼선 안 된다"며 17명의 생명을 앗아가는 데 걸린 6분 20초에 맞춰 연설을 했다.

아리아나 그란데, 마일리 사이러스 등 유명가수들의 공연이 끝난 뒤, 인근 펜실베이니아 애비뉴 일대를 행진하며 총기규제 입법을 주장했다.
미 전역 뒤덮은 ‘총기규제’ 시위

24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우리의 생명을 위한 행진’(March For Our Lives) 참석자들이 샌프란시스코 시빅센터 행살글 마치고 행진을 준비하고 있다.[AP]


학교 총격 참사 현장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공격용 소총 'AR-15' 판매를 금지하고, 총기 구매 시 사전 신원 조회를 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라는 것이다. 행사에는 미국 흑인 인권 운동의 상징인 마틴 루터 킹 목사의 9살짜리 손녀 욜란다 르네 킹이 깜짝 등장해 발언대에 올랐다.

욜란다는 1968년 암살자의 총격에 쓰러진 킹 목사의 50주기를 2주가량 앞둔 이날 할아버지의 1963년 명연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를 인용한 총기규제 지지 발언으로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의사당 일대는 이른 아침부터 "다시는 안 된다", "더는 침묵하지 말라", "정치에서 미국총기협회(NRA) 돈을 빼라" 등의 글귀가 적힌 피켓이 넘쳐났다.

백악관은 성명을 내 "수정헌법 1조(언론,출판,집회의 자유)의 권리를 행사하는 많은 용감한 미국인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신원 조회 강화를 비롯한 총기규제 노력을 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필라델피아, 뉴욕,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등 주요 도시의 800여 곳에서도 행진이 이어졌다. 뉴욕 행진에는 영국의 록 밴드 '비틀스' 멤버 폴 매카트니가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오프라 윈프리, 조지 클루니와 인권 변호사인 부인 아말 클루니, 스티븐 스필버그 등 할리우드 배우와 감독, 유명 방송인들은 거액의 기부금을 쾌척해 행사를 도왔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위터 계정에서 "오늘 행진이 있게 한 젊은이들로 인해 큰 영감을 받았다"며 "계속해라. 여러분은 우리를 전진시키고 있다. 변화를 요구하는 수백만 명의 목소리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라고 격려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 민주당 인사들도 잇따라 응원 글을 올렸으나, 공화당 인사들은 말을 아꼈다.

미국에서는 1999년 콜로라도 주 컬럼바인 고교 총격 참사 이후 지난 20년간 200여 명의 학생이 학교 총격 사건으로 목숨을 잃었다. 워싱턴포스트(WP) 분석에 따르면 이 기간 193개 학교에서 18만7천 명의 학생이 총격 사건을 경험했다.

미국에 앞서 영국, 독일, 스웨덴 등 유럽 각국의 주요 도시에서도 이날 시위에 동조하는 집회가 펼쳐졌다.

한편 베이지역에서도 수천명이 모여 시위를 벌였다. 이날 오전 오클랜드 프랭크 오가와 광장에서는 총긱규제 행사가 열린 후 레이크 메릿을 도는 시위 행렬이 이어졌으며 오후에는 샌프란시스코 시빅센터 광장에서 행사가 열린후 엠바카데로를 있는 시위가 열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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