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 고쳐달랬더니 섹시하다는 문자로 불쾌감 주고
▶ 렌트비 대가로 성관계 갖자는 건물 매니저 소송당해
미투(#MeToo)운동이 엔터테인먼트, 정치, 기업, 학계 등 사회 전 분야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집주인과 세입자간의 성희롱, 성추행(sexual harassment) 문제가 16일 이스트베이타임스에 보도됐다.
성희롱 사건의 원고측을 변호하는 오클랜드의 레슬리 레비 변호사는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는 광범위한 문제”라면서 “특히 가장 취약한 저소득 세입자, 섹션 8주택 거주 여성, 이민자 여성들이 공격의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가주공정고용주택국(DFEH, Department of Fair Employment and Housing) 통계에 따르면 2016년 주택 관련 불만 제기 중 성희롱, 성추행 이슈는 총 1,006건 중 22건으로 2%밖에 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이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고 지적했다.
세입자들이 성희롱 성추행을 당하고도 보고하지 않기 때문에 실제 수치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시 클리프(Sea Cliff) 지역 아파트에서 9년간 살아온 신디 차우(39)는 건물 매니저가 된 건물주 아들이 “섹시해(hot stuff, sexy )”라고 칭하며 “사적인 시간을 갖자”는 문자메시지를 수차례 보냈다면서 성희롱, 부당 퇴거, SF렌트조례법 위반 등을 들어 지난해 9월 SF수퍼리어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서류에 따르면 막힌 싱크대와 깨진 스토브 수리를 요청했으나 건물주 아들은 차우에게 성관계를 갖자고 치근덕대며 또 차우의 손을 잡아 끌어 키스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차우 변호인인 재클린 라벤스크로프트는 “총 소득 중 렌트비 지출이 40-50%가량 되는 세입자들은 기본적으로 이사를 감당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집주인에게 함부로 하지 못한다”면서 “괴롭힘을 당해도 참으려고 하는 것이 일반적인 분위기”라고 말했다.
렌트카페(RentCafe)에 따르면 SF 1베드룸 아파트 평균 월 렌트비는 3,239달러이며 산호세는 2,367달러, 오클랜드는 2,226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은 차우는 7월 기존 렌트비에서 400달러를 더 내고 댈리시티 경계 지역으로 이사했다. 건물주 아들인 그레그 몰리닉스(60)는 “‘hello beautiful,’ ‘hello sexy’라고 여성에게 인사해도 요즘은 성희롱으로 간주된다”면서 “세상이 요상하게 변했다”고 말했다.
SF 스튜디오에 살던 티파니 다나카(49)도 배관수리를 책임을 맡은 건물주 사위가 일주일에 25개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예고없이 아파트에 들어서는 등 불편함을 느꼈다면서 성희롱, 불법침해, 과실, 렌트조례법 위반으로 지난 2월 소송을 제기했다.
또한 어린 아들 3명과 살고 있는 멕시코 이민자 여성도 렌트비 없이 거저 살게 해준다는 조건으로 성관계를 요구한 콩코드 아파트 건물 매니저를 상대로 지난 12월 콘트라코스타카운티 수퍼리어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 여성은 “내가 집에 없을 때 내 침실에 들어와서 속옷 서랍을 뒤졌다”면서 “그들은 열쇠가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원하면 내 방에 들어올 수 있어 두렵다”고 말했다.
연방공정주거법(Fair Housing Act)이나 주법에 의하면 집주인이 성희롱 성추행을 포함해 성에 따라 테넌트를 차별하는 것은 불법이다.
만일 이같은 피해를 당했다면 세입자는 주거차별 및 부당대우 중재 및 조정하는 베이지역 비영리단체인 ‘Project Sentinel’ 등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Project Sentinel’은 프리몬트, 레드우드시티, 밀피타스, 산타클라라 등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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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