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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변에 거품 많거나 야간뇨 있으면 ‘콩팥병’ 의심을

2018-03-20 (화)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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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뇨병·고혈압·신장염 등이, 만성콩팥병 일으키는 주 원인

▶ 콩팥 나빠지면 거품 섞인 단백뇨, 단백질 과잉섭취 독 될 수 있어

소변에 거품 많거나 야간뇨 있으면 ‘콩팥병’ 의심을

▲콩팥은 제 기능의 90% 가까이 떨어져도 별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야간뇨 등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를 무심코 흘려 버려서는 안 된다. 만성 콩팥병 환자가 투석을 받고 있는 모습.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소변에 거품 많거나 야간뇨 있으면 ‘콩팥병’ 의심을

소변에 거품 많거나 야간뇨 있으면 ‘콩팥병’ 의심을

매년 3월 둘째 주 목요일(올해는 8일)은 ‘세계 콩팥의 날’이다. 매년 50여 개국 보건당국과 단체가 참여해 콩팥 건강을 중심으로 캠페인을 연다.

올해 주제는 ‘콩팥과 여성 건강’이다. 대한신장학회는 8일 오후 2시 서울성모병원에서 올바른 만성콩팥병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함께 배우는 만성콩팥병 건강교실’(02-3486-8736)을 연다. 김용수 학회 이사장(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은 “콩팥은 한 번 나빠지면 원 상태로 회복하기 어렵다”며 “말기가 되면 치료법도 투석이나 콩팥이식밖에 방법이 없기에 조기 검진이 중요하다”고 했다.

“7명 중 1명, 만성콩팥병 환자”


만성콩팥병은 소변검사에서 알부민뇨, 단백뇨, 혈뇨 등 이상이 있거나 콩팥 기능이 60% 미만으로 줄어든 상태다. 성인 7명 중 1명꼴로 만성콩팥병 환자일 정도로 아주 흔하다. 위험하지만 치료 가능한 병이다. 나기영 분당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만성콩팥병으로 인해 투석(透析)이나 콩팥이식이 필요한 말기콩팥병 환자가 7만5,000명 정도로 10년 전보다 2배 정도 늘었다”고 했다.

콩팥은 제 기능의 90% 가까이 떨어져도 별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를 무심코 흘려 버려서는 안 된다. 콩팥 기능이 떨어지면 대표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은 야간뇨다. 자다가도 소변을 보기 위해 두세 차례 일어나게 된다.

잦은 피로감, 집중력 저하, 식욕 감소, 빈혈, 아침에 주로 눈 부위가 푸석푸석함, 한밤중의 근육 경련, 발과 발목의 부기, 팔다리 감각이상, 빈혈 등이 생긴다. 피부 건조와 가려움증도 나타난다. 김영훈 부산백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만성콩팥병의 주 원인은 당뇨병, 고혈압, 사구체신염(신장염) 등으로 최근 당뇨병과 고혈압 같은 생활습관병이 늘면서 콩팥질환과 투석치료 환자도 크게 늘고 있다”고 했다.

당뇨병이 장기적으로 콩팥에 가장 나쁜 영향을 끼친다. 투석 치료 환자의 절반은 당뇨병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만성콩팥병을 앓으면 대부분 고혈압도 생긴다. 30세 이전이나 50세 이후에 고혈압이 생겼다면 만성콩팥병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이런 이유로 고혈압이나 당뇨병 환자는 정기적으로 소변과 혈액검사로 콩팥 기능을 체크해야 한다.

콩팥에 병이 생기면 심혈관계도 나빠진다. 오세원 고려대 안암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만성콩팥병에 걸리면 심혈관계 사망 위험도가 10.9배나 늘어난다”고 했다.

“소금 섭취량 하루 10g 이하로”

콩팥병 환자는 되도록 싱겁게 먹어야 한다. 한국인은 하루 10g 이상 소금을 섭취하기에 콩팥병 초기 환자는 되도록 10g 이하로 줄여야 한다. 과다 섭취한 소금(나트륨)을 몸 밖으로 내보내려면 콩팥 사용 혈액의 3분의 1이나 투입해야 한다. 나트륨은 고혈압과 당뇨병의 원인이기도 하다. 그러니 짜게 먹는 습관을 버려야 한다.


콩팥 기능이 떨어지면 대개 거품이 섞인 단백뇨가 나온다. 일반인은 단백질이 소변으로 빠져 나가므로 단백질을 보충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오히려 반대다. 김성권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는 “단백질을 많이 먹으면 단백뇨가 많아져 콩팥에 독이 될 수 있어 자신의 몸무게에 맞는 양의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 한국인의 단백질 섭취량은 권고 수치를 훨씬 뛰어 넘는다. 한국영양학회의 단백질의 섭취 권고 기준은 남성의 경우 19~49세가 하루 55g, 50세 이상은 50g이다. 여성은 19~29세가 50g, 30세 이상은 45g이다. 그러나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한국인의 하루 단백질 섭취량은 70세 이상 여성을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권고 수치를 넘었다.

콩팥이 나빠지면 칼륨 함유량도 높아져 부정맥(不整脈)이 생길 수 있다. 류동열 이대목동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칼륨 함유량이 높은 채소를 먹을 땐 물에 2시간 이상 담가 놓았다가 살짝 데친 뒤 물을 버리고 요리하는 게 좋다”고 했다. 흡연은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전을 유발해 혈관을 다치게 하므로 삼가야 한다.

콩팥이 나쁜 사람에게 무리한 운동은 금물이다. 심한 운동을 하면 근육이 손상되고 이곳에서 나오는 단백질이 콩팥으로 흘러 들어가기 때문이다. 콩팥검사에서 칼륨 수치가 dL 당 5mL 이하인 경우는 운동을 해도 되지만 그 이상이면 운동을 삼가야 한다. 콩팥 질환자는 걷거나 의자에 앉아서 하는 고정식 자전거 타기, 수영 등 큰 근육을 리듬 있게 움직이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게 좋다.

임신, 콩팥 기능 크게 떨어뜨려

여성이 임신을 하면 콩팥이 더 많은 기능을 하게 된다. 임신부 자신의 소변에다 태아의 소변(임신 10주 뒤에 태아도 소변을 본다)까지 콩팥에서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즉 임신부의 콩팥은 임신 전보다 50%나 많은 일을 해야 할 정도로 ‘과부하’에 시달린다.

그런데 임신부의 혈청 크레아티닌(혈액 속 노폐물로 정상 수치는 0.52~1.1㎎/dL 정도) 농도가 높다면 콩팥 기능은 더 떨어진다. 이 수치가 1.4㎎/dL 이상이라면 콩팥 기능이 크게 감소한다. 이하정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가 1.4㎎/dL 이상으로 콩팥 기능이 25% 이상 떨어질 가능성이 30~40%고, 콩팥 기능이 계속 떨어져 분만 후 콩팥 기능이 영구히 소실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혈청 크레아티닌 2.0㎎/dL 이상인 임신부는 50% 이상이 콩팥대체요법을 받아야 했다.

따라서 만성콩팥병 환자가 임신을 계획하려면 이런 점을 잘 이해해 임신 전부터 분만 이후까지 임신 합병증 발생과 콩팥 기능 보호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면 안 된다.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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