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 독설, 샤프 시장에 오히려 득

2018-03-14 (수) 12:00:00 임에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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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들, “샤프 시장 정치적 입지 강화됐다”

▶ 베이 주민 다수, “ 샤프 시장의 대처에 찬성”

트럼프 독설, 샤프 시장에 오히려 득
리비 샤프 오클랜드 시장<사진>을 향한 공화당 및 미연방 정부 인사의 독설 및 비난이 오히려 샤프 시장의 향후 정치적 행보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샤프 시장은 지난달 24일 북가주 내 이민세관단속(ICE)의 대대적인 단속 작전인 ‘킵세이프(Keep Safe)’를 기자회견을 통해 주민들에게 사전공개 및 예고해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제프 세션스 연방 법무장관, 토마스 호만 ICE 국장 등 보수진영의 인사들은 샤프 시장이 사법 집행을 방해하고 범죄자 이민자들을 보호한다고 주장하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샤프 시장의 사전 통보 연설을 “수치스러운 것(disgrace)’이라면서 강도 높은 독설을 내뱉었다.

하지만 이 같은 비난과 독설이 오히려 샤프 시장에게 이득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몇몇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짐 로스 정치고문은 “트럼프의 모욕은 민주당의 텃밭인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오히려 칭찬이다”라면서 “만약 내가 샤프 시장이었으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포스터로 만들어 시장실 벽에 붙여 놓고 기념할 것”이라고 전했다.

캘리포니아 공화당 맷 렉스로드 정치 전략가는 “(이번 독설로 인해) 샤프 시장의 정치적 입지는 오히려 더욱 강화돼, 캘리포니아주 내 어떤 선거에 출마하든 샤프 시장은 유리하게 됐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민주당 캐티 메릴 정치 전략가 또한 “앞으로 어떤 선거에 출마하던 샤프 시장은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메릴 전략가는 “그 전 주까지는 아무도 샤프 시장의 이름을 들어보지 못했지만, 이제 그는 누구나 다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샤프 시장은 오는 11월 오클랜드 시장 재선에 출마할 예정이며, 현재 샤프 시장을 견제할 만큼 주목을 받는 후보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장 임기 초년 당시 발생한 오클랜드 경찰 미성년자와 성관계 스캔들과 고스트쉽 화재로 인해 샤프 시장의 이미지가 실추됐지만, 최근 들어 짙어지고 있는 캘리포니아주와 트럼프 행정부와의 ‘정치적 전쟁(political war)’에서 핵심 인물로 부상하며 반이민 정책에 대한 대항마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근 CBS에서 500명의 베이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 중 48%가 ICE 단속에 대한 샤프 시장의 대처를 찬성, 34%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중 61%는 베이지역 경찰이 ICE에 협조하는 것을 찬성했다. 현재 캘리포니아주 및 각 주요 도시에서는 올해 가결된 ‘이민자 보호법안’으로 인해 ICE에 대한 경찰의 어떠한 협조도 금자돼 있다.

<임에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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