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큰 교회를 통한 도시변화가 목적 아닌, 교회가 계속 생겨 복음운동 일으켜야
▶ 한국교회 병폐 심각, 회개 방법 고민을
한국교회의 대형화는 다양한 부작용을 양산했다. 사진은 담임목사 부자세습으로 논란을 일으킨 서울 명성교회.
한국교회는 한때 세계 기독교계의 선망의 대상이었다. 급속한 성장과 뜨거운 선교 열정, 새벽기도의 열기 등 개신교의 본산인 미국 교회조차 한국교회를 인정하고 칭찬했다. 그러나 이제 한국교회를 향해 회개와 개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한국 밖에서도 지속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다. 그 만큼 한국교회의 위상이 위중한 동시에 병폐도 심각하기 때문이다.
“교회가 커지고 권력이 강해지면 교회 지도자들이 권력과 부에 무릎을 꿇고 부패하게 됩니다. 이는 서양교회에서도 이미 경험한 문제죠. 유혹과 권력의 문제에 직면할 만큼 힘을 갖게 된 한국교회가 이 문제를 감추지 말고 어떻게 회개하고 권력남용을 다뤄야 할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팀 켈러 목사가 한국을 방문해 ‘아픈 소리’를 했다. 신간 ‘팀 켈러, 고통에 답하다’ 출간에 맞춰 방한한 팀 켈러 목사는 6일 양재동 횃불선교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하락 극복 방안을 묻는 말에 이같이 답했다.
켈러 목사는 30년 전 뉴욕 한복판에 리디머장로교회를 설립해 5,000명 규모의 교회로 성장시켰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 여름 담임목사직에서 물러나면서 교회를 세 개로 분립했다. 그리고 세 명의 담임목사가 각각 운영하도록 결정했다. “교회가 커지면 지위나 힘을 내려놓고 나눠주는 게 힘들어진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연합뉴스는 켈러 목사가 기자간담회에서 “리디머교회가 앞으로 12년 안에 12개의 작은 교회로 나눠지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가 지향하는 것은 하나의 큰 교회를 통해 도시를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계속 교회가 생겨 복음 운동이 일어나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켈러 목사는 담임목사직에서 물러난 이후 복음 중심의 교회개척운동을 벌이는 단체인 ‘시티투시티’(CTC)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CTC는 각 나라 주요 도시에서 교회를 개척해 복음 운동을 일으킬 지도자를 발굴, 훈련하는 활동을 주로 한다. 켈러 목사는 CTC를 통해 전 세계 54개 도시에 381개 교회를 세우면서 도시 전도자로 불려왔다.
그는 “우리는 도움을 요청하는 각 도시에 미국인 선교사를 파견하는 대신 교회를 개척할 현지인을 선발하며, 그들에게 구체적인 절차와 방법을 제시하는 대신 세계 여러 큰 도시들의 사례를 제시해 그들이 배울 점을 스스로 찾게 한다”며 “하나의 교단이나 네트워크를 추구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극우 개신교계가 전체 개신교계를 대변하는 것처럼 비치는 미국과 한국의 최근 현상에 대해서는 “모든 개신교를 특정 정파적 관점 하나로 축소해서 이해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것”이라며 “성경 속 이야기를 특정한 정치적 입장을 지지하는 플랫폼으로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복음으로 세우는 센터처치’, ‘팀 켈러의 일과 영성’ 등 다수의 베스트셀러를 출간하기도 한 켈러 목사는 지난 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3,500여명의 독자가 참석한 가운데 신간 ‘팀 켈러, 고통에 답하다’ 한국 출간을 기념한 북 콘서트를 열었다. 또 5일부터 7일까지는 양재 횃불선교센터에서 목회자를 대상으로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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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원 종교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