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지역 주요 도시, “ICE에 협조 안 할 것”
▶ 트럼프 정부이후 범죄경력 없는 불체자 체포 증가

리비 샤프 오클랜드 시장이 25일 기자회견을 통해 ICE의 대대적인 불체자 단속을 경고하고 있다. [AP]
주말 베이지역 및 북가주에 이민세관단속국(ICE)이 대대적인 단속을 벌여 수 명을 체포했다.
ICE 대변인인 마리셀라에 따르면 ICE는 25일 나파, 엘소브란테, 피놀, 앳워터 등에서 단속을 벌였으며, 다수의 불법 체류자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나파에서는 최소 1명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ICE는 단속 당일 나파 주민 알만도 누네즈 살가도를 자택 뒷마당에서 체포했다.
당시 현장에서 자신의 아버지가 구금되는 것을 목격한 살가도의 딸인 이사벨(14)은 “내 삶에서 중요한 사람이 작별 인사도 없이 내 앞에서 끌려가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하는 것은 너무나도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살가도의 아내인 엘레나에 따르면 살가도는 4살 때 부모를 따라 입국한 후, 미국에서 30년 이상 체류했으며 현재 공사현장 인부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살가도는 과거 갱단 및 마약 범죄에 연루된 전적으로 ICE의 수배자 명단에 올라와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살가도의 가족에 따르면 살가도는 과거 범죄 생활을 청산하고 갱생 프로그램을 마친 후, 지난해 북가주 산불 재난민 돕기 등에 참여하는 등 적극적인 커뮤니티 활동을 펼쳐 왔다. 현재 살가도는 엘크그로브에 위치한 ICE 구치소에 감금돼 있다.
한편 주말 ICE의 대대적인 단속에 앞서 오클랜드, 산호세 등 베이지역 주요 도시 시장들이 주민들에게 ICE 단속을 예고 및 경고하고 ICE에 협조하지 않을 것을 재차 강조해 이민정책과 관련해 연방 정부와 시 정부 간 갈등이 더욱 불거지고 있다.
리비 샤프 오클랜드 시장은 24일 “수일 내 ICE가 단속을 시행할 것이라는 보고를 받았다”면서 주민들에게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샤프 오클랜드 시장은 “오클랜드시에 거주하며 법에 준수하는 이민자들은 체포 및 강제 추방 등에 대한 불안감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가 있다”면서 “주민들에게 위협에 대해 경고를 하는 것은 시장의 의무”라고 말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부지사는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제 추방 정책으로부터 이민자 가족들을 보호해야 한다”면서 “이를 솔선수범으로 보인 샤프 시장의 용기를 높이 사며, 다른 지역의 리더들 또한 그녀의 행동을 본받아 실천에 옮겨야 한다”고 전했다.
샘 리카르도 산호세 시장 또한 ICE가 단속을 강행할 것이라는 소식을 접한 후 “산호세 경찰국은 범죄로부터 커뮤니티의 안전을 보호하는 일에 집중할 것이며 ICE에 어떠한 협조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리카르도 산호세 시장은 주민들에게 시의 ICE 단속 대응 24시간 상담 전화 서비스(408-290-1144)를 이용해 “ICE 활동에 대한 목격 정보를 교류해 커뮤니티의 피해를 최소화할 것”을 권고했다.
한편 ICE는 최근 범죄 전력이 전혀 없는 불체자도 마구 체포하는 등 투망식 단속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AP통신에 따르면 ICE가 작년 4분기 체포한 불체자 중 35%가 범죄 전력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이는 전임 오바마 행정부 임기 마지막 3개월간 체포된 불체자 가운데 범죄 전력이 없는 불체자 비중이 18%에 그친것과 대비되는 비율이다.
작년 10~12월 사이 불체자 중 범죄 전력자 체포 건수는 총 2만5,626건으로 오바마 행정부의 마지막 3개월보다 14%만이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범죄 전력이 없는 불체자 체포 건수는 1만3,548건으로 무려 3배 가까이 늘어났다.
전체적으로 볼 때 이 기간 총 3만9,174명이 체포·추방돼 오바마 행정부 마지막 3개월간 추방된 2만7,402명보다 무려 43%나 증가한 수이다.
이는 오바마 행정부 당시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오랜 기간 정착했던 상당수의 외국인이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강제 추방되고 있는 것을 암시한다.
미국에서 최근 3개월간 가장 많은 불체자 체포가 이뤄진 곳은 텍사스주 댈러스였고, 다음으로 애틀랜타(조지아주)와 휴스턴(텍사스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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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에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