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남성에 비해 복잡하다. 심리적인 것 말고도, 달마다 주기적으로 변하는 호르몬의 영향으로, 변비, 복부 팽만감, 여드름, 식욕증진, 기분이 우울해지는 증상 등을 동반하는 생리전 증후군이 그 한몫을 한다.
대부분은 별 문제 없이 지나가지만 드물게는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하여 의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경우도 많다. 달마다 조금씩 변하는 여성 호르몬들이 이런 신체적 증상을 일으킬 정도인데 하물며 여성 호르몬 자체가 아예 바닥까지 떨어져 버리는 폐경기 전후에 대부분의 여성들이 느끼는 큰 신체적, 정서적 변화는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폐경은 보통 51세경 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40세 후반부터 대개 생리 불순과 그 유명한 ‘Hot flash’ 가 동반하여 오곤 한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자신의 생리 주기에 민감하기 때문에 조금만 규칙이 무너져도 불안해하고 이 시기에 부인과 의사를 자주 찾게 된다. 처음에는 점차 생리 주기가 짧아진다.
예를 들면 4주 주기가 차차 3주 주기가 되는 것이다. 이 후에는 생리는 더디게 오며 몇 달을 건너 뛰기도 하다가 마침내 1년 동안 오지 않으면 완전히 폐경이 됐다고 보면 된다. 이런 갱년기는 평균 약 4년 정도 걸리는데, 이 시기에 비정상 자궁 출혈도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생리가 3주 이내로 자주 오거나 출혈이 평소보다 많거나 오래 갈 경우는 반드시 부인과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폐경기의 대명사로 불리는 ‘Hot flashes’는 갑자기 가슴에서부터 시작하여 머리 쪽으로 올라가는 열감을 말하는데 심할 경우 안면 홍조와 식은 땀이 동반되곤 한다. 다행히 대부분의 여성들은 서서히 또한 가볍게 이런 증상을 경험하므로 호르몬 요법을 쓸 정도의 심한 경우는 상당히 드물다.
카페인 섭취, 음주를 줄이고 체중 조절, 요가, 명상 요법, 깊은 복부 심호흡 등은 Hot flashes를 줄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Isoflavone, Phytoestrogen, Ginkgo 등을 쓰기도 하는데, 효과가 확실히 입증되지는 않았지만 특별한 부작용이 없다면 과용하지 않는 선에서 사용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Isoflavone 은 콩과의 식품에서 발견되는 Phytoestrogen으로서 섭취 후 우리 몸에서 여성 호르몬과 비슷한 작용을 한다. 한국 여성을 포함한 동양 여성들에게 Hot flashes 가 가장 적게 오는 것은 이러한 식이 콩 섭취와 관계가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다만 식사를 통한 콩 식품의 섭취는 해롭지 않으나, 이를 영양제의 형태로 만든 Isoflavone, Phytoestrogen은 농축된 형태로 섭취하게 되므로 과용하면 유방암을 비롯한 여성 호르몬 관련 암 유발과 관계가 있을 수도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갱년기 증상이 심할 경우에는 꼭 호르몬제가 아니더라도 단기적인 약물 치료가 가능하므로 부인과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폐경기는 자연적인 현상이다. 그동안 힘들게 일한 여성의 몸에 자연이 주는 휴식이다. 다만 달라진 자신의 몸을 의식하고 이에 맞게 우리의 몸에 더욱 관심을 보여줘야 하는 인생의 중요한 시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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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혜은/산부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