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동부한식세계화추진위·뉴욕 한인네일협회 등
▶ 임금규정 개정안 법제화 저지 대책 마련 적극
노동국, 내달 12일부터 7회 걸쳐 공청회
업스테이트 뉴욕에서 네일 업소를 운영하는 이모씨는 최근 부동산 사무실을 찾았다. 이씨는 업소를 처분하고 이른 은퇴를 하기로 결정했다. 이씨는 “경기가 나아진다고는 하지만 지출이 너무 많아지는 바람에, 실물 경기 회복에 대한 희망으로만 버티는 것도 이제 버겁다”며 “오랜 시간 고민의 기로에 섰지만, 최저 임금 인상도 모자라 직원들에게 적용되던 팁 크레딧을 없앨 것이라는 소식을 들은 후 결정을 내렸다. 그나마 30% 정도 남던 마진이 10% 아래로 떨어질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뉴욕주가 팁을 받는 서비스 업종에 대해 팁 크레딧의 폐지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관련 한인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한인 자영업자의 상당수가 식당과 네일, 미용 등 팁을 받는 업종을 운영하고 있어 한인 업계 파급 역시 막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이 서둘러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팁을 받는 서비스업종 근무자들의 팁 크레딧을 폐지하는 임금 규정개정을 추진하겠다고 지난해 말 발표했다. 식당의 서버와 네일 업소의 테크니션 등 서비스 업종 종사자들에게 적용되던 팁 크레딧이 폐지되면, 사무직 등 일반 노동자들과 같은 수준의 일괄적인 최저 임금이 적용되게 된다.
즉 11명 이상의 직원이 근무하는 뉴욕시 식당의 경우, 서버가 받는 최저 임금은 4달러35센트의 팁 크레딧을 제외한 시급 8달러65센트지만, 연내로 팁 크레딧이 폐지되면 올해 12월31일부터는 최저임금이 15달러로 급격히 인상된다.
팁 크레딧 폐지의 부담은 고스란히 업주와 소비자들에게 지워질 전망이다. 임금이 두배 가까이 뛸 뿐 아니라 메뉴나 서비스 가격 인상도 불가피하기 때문. 서비스 업종의 종사자들도 반기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반적으로 소비자들의 이들 업계에서의 소비가 줄고 결국 팁 감소로 이어져 종사자들의 전반적인 수입도 줄어들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메인주에서는 5000명 이상이 시위에 나서는 등 업계의 강한 반대에 부딪혀, 개정이 좌절됐다.
한인 업계도 팁 개정안이 법제화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미동부한식세계화추진위원회의 이강원 회장은 “론 김 뉴욕주 하원의원 등 지역 정치인을 만나 팁 크레딧 폐지를 막을수 있도록 지원을 요청할 것”이라며 “팁 크레딧 폐지는 업계 전반이 망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며 우려했다.
한인 네일업주들은 공청회에 참석, 법안 저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번주 한인 네일인들은 뉴욕 한인네일협회 플러싱 사무실에서 모여 대책 회의를 한데 이어 조만간 2차 회의를 열고, 적극적인 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다.
박경은 뉴욕한인네일협회장은 “한인 네일업계가 최근 3년 사이 크게 위축됐는데, 팁 크레딧이 폐지된다면 엄청난 수의 네일 업소들이 문을 닫을 것”이라며 “경기가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네일임금 보증 채권 가입과 환기시설 설치 의무화 등 새 규정, 최저 임금 인상 등으로 어려워지고 있다. 협회가 업주들과 해결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뉴욕주 노동국은 팁 크레딧 폐지법안을 위한 공청회를 내달 12일 시라큐스 소재 뉴욕주립대(SUNY) 캠퍼스를 시작으로 7회에 걸쳐 진행한다.
롱아일랜드에서는 4월20일 오전 10시 SUNY 파밍데일(Roosevelt Little Theatre, SUNY Farmingdale)에서 열린다. 뉴욕시에서는 2회에 걸쳐 공청회를 진행할 예정이지만 아직 공청회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
최희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