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연 5조 재정지원 당근… 광주전남 ‘환영’ 대전충남 ‘혹평’

2026-01-17 (토) 12:00:00 정민승·안경호·윤형권·박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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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정통합 인센티브에 지역 온도차
▶ 여 소속 단체장들 정부안 전폭 지지

▶ 강기정 광주시장 “퍼스트 펭귄 될 것”
▶ 충남 “사탕발림” 대전 “한시적 지원”
▶ 타 지자체 통합 촉진할지 미지수

정부가 16일 통합특별시(가칭)에 연간 최대 5조 원, 4년간 최대 20조 원 규모의 파격적 재정 지원 등을 약속하자 지방자치단체들은 즉각 반응했다. 그러나 온도는 현격히 달랐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단체장이 이끄는 광주시와 전남도는 환영 입장을 밝혔고, 국민의힘 소속인 대전시와 충남도는 기대에 못 미친다고 혹평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이날 “광주·전남이 하나의 생활권, 경제권으로 도약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지방자치의 새로운 길을 여는 ‘퍼스트 펭귄’이 되겠다”고 밝혔다. 또 “중앙정부의 권한을 위임 받는 연방제 수준의 자치를 향한 도전이고, 통합특별시를 이재명 정부에서 시범 모델로 만들어보고 싶다”며 환영했다.

김영록 전남지사와 전남시장군수협의회도 공동 환영문을 내고 “광주·전남 행정통합의 실질적 성과를 앞당길 기폭제”라고 평가했다. 또 “수도권 일극 체제를 타파하겠다는 이재명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4년의 한시적 지원 이후에도 안정적인 재정 흐름이 이어지도록 하는 제도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별법안 국회 제출 등 행정통합에서 가장 앞서 있는 대전시와 충남도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지방의회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통합 반대 움직임이 가장 큰 곳이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국민의힘이 발의한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안은 양도세·법인세·부가가치세 2항을 포함, 매년 약 8조8,000억 원을 요구하는데, 정부 안은 이에 한참 미치지 못해 실망스럽다”며 “우는 아이 달래기 위한 사탕발림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충남도의 고위 간부도 “언 발에 오줌 누는 식의 한시적 지원을 들고 나왔다”며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이라고 혹평했다.

이장우 대전시장도 “4년간 지원한 뒤에는 어떻게 하겠다는 내용이 없고, 공공기관 이전 비용이 포함된 것인지도 담겨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시장은 2차 공공기관 이전 우선권을 통합시에 주겠다는 정부 방침에 대해 “충남과 대전으로의 공공기관 우선 이전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이들 지역은 세종시 출범으로 혁신도시 지정과 공공기관 이전이 없었던 만큼 공공기관 우선 이전이 행정통합 지원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정부의 통합특별시 지원 방안이 다른 지자체의 통합 움직임에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다. 경남도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통합 광역단체에 걸맞은 자치권 보장 방안은 전혀 없다”며 “일시적이고 단편적인 지원을 넘어서는 포괄적인 권한 이양과 실질적 자치권을 위한 법적ㆍ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재율 부산·경남 행정통합 공론화위원회 공동대변인도 “발표 내용 상당수가 권한의 완전 이양이 아니라 정부의 지원 범위를 확대한 것이어서 광역 행정통합이 지향하는 목표에는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경북도와 대행체제인 대구시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정민승·안경호·윤형권·박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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