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우일선 사택, 오웬 기념각… 선교발상지 광주 양림동, 선교사들의 숨결 곳곳에

2018-01-3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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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일선 사택, 오웬 기념각… 선교발상지 광주 양림동, 선교사들의 숨결 곳곳에

고풍스런 서양식 건물로 찾는 발걸음이 끊기지 않는 우일선 선교사 사택. <연합>

한국 광주광역시 남구 양림동 일대는 근대 문화유산의 보고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기억할 것이 많은 광주기독교 선교의 발상지로 알려져 있다.

우일선 선교사 사택, 오웬 기념각, 선교사 묘역 등 근대 유적이 밀집돼 역사문화 마을로 조성된 곳이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바로 ‘양림동 최후의 만찬’다. 등장인물은 열두 제자의 모습이 아니다. 바로 이 양림동에서 선교활동을 폈던 인물들이 그 열두 제자의 자리를 채웠기 때문이다.

양림동 하면 선교사들을 빼놓을 수 없고 그 가운데 클레멘트 C 오웬 선교사는 가장 유명한 분이다. 미국 남장로교회가 선교를 위해 양림동에 ‘광주 선교부’를 설립함에 따라 1904년 한국에 부임했다.


선교사 오웬은 안타깝게도 부임 5년 만인 1909년에 급성폐렴으로 세상을 등졌다. 의료봉사와 선교에 힘썼던 그와 할아버지를 기념하기 위해 1914년 지은 건물이 오웬 기념각이다. 교회 행사를 기본으로 갖가지 음악회, 영화, 연극, 무용 등의 공연이 열린 이 건물은 근대 광주의 신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

이역만리 타국 땅에 와서 의료봉사와 선교활동에 힘쓴 그의 발자취는 도처에 있다. 다형다방 맞은편의 제과점은 오웬과 독일 선교사 엘리자베스를 기념한 밀크티를 내놓았다. 작은 밀크티 한 병이지만 오웬과 엘리자베스 부인에 대한 존경과 자부심이 담겨 있다.

엘리자베스는 1912년 입국한 뒤 1934년 숨진 ‘고아들의 어머니’로 따스한 하나님의 사랑과 인간애를 실천한 분이다. 서서평이라는 한국 이름으로도 알려진 엘리자베스는 원래 독일에서 태어났지만 미국에서 간호학을 배우고 1912년 32살 때 선교사로 광주 땅을 밟았다.

나환자와 행려병자 등과 동고동락했고 문명 퇴치를 위해 사비를 털어 학교도 운영했지만 풍토병과 과로 등으로 1934년 숨졌다.

미국인 선교사 우일 선(Robert M. Wilson)에 의해 1920년 지어진 선교사 사택은 광주에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서양식 주택이다. 1층에는 거실, 가족실, 다용도실이 있고 2층에는 침실을 두었다. 건축미가 돋보여 찾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이밖에 타마자라는 한국 이름으로 알려진 미국인 존 폰 타마자 선교사는 일제강점 말기에 선교사들의 국외 출국과 일본 정부의 양림동 토지 매입에 협조하지 않아 간첩이라는 누명으로 쓰고 7개월 간 옥살이를 한 뒤 추방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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