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살 전사한 한국전 참전용사 시신
▶ 지난해 충북 영동군서 뼛조각 군화 발견돼

KTVU-TV에 보도된 레오나드 일병의 생전 모습이 담긴 고등학교 트랙 경주팀 단체 사진. 뒷줄 왼쪽에서 4번째가 당시 학생이었던 레오나드 일병. [사진 KTVU-TV]
샌프란시스코 출신 한국전쟁 미군 전사자의 유해가 무려 70여 년 만에가족의 품으로 돌아온다.
미 국방부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기관(DPAA)의 척 프리차드 대변인에 따르면 충북 영동군 영동읍 전선 지중화 공사장에서 지난해 3월 30일 오전 11시 10분(한국시간) 미군 전사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뼛조각과 군화, 물통, 실탄 등이 발견됐다.
전사자의 31개의 치아를 비롯해 유해는 신원 확인을 위해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DPAA 기관 검시관 연구소로 옮겨졌다.
검시관은 시신 검사를 통해 유해의 주인이 샌프란시스코 출신 제임스 J. 레오나드 Jr. 육군 일병(이하 레오나드 일병)으로 확인했다. 검시관에 따르면 레오나드 일병은 원인 불명 외상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레오나드 일병은 1950년 한국전쟁 참전 당시 22세의 젊은 나이로 대전 전투로부터 후퇴하는 미군들을 호위하는 기갑 부대 사단으로 배치됐다. 레오나드 일병은 같은 해 7월 25일 전사한 것으로 보고됐으며, 미 정부로부터 퍼플 하트 훈장을 수여받았다.
그로부터 무려 67년 동안 레오나드 일병의 시신은 영동읍 땅속에 묻혀 있다 공사 인부들에 의해 발견됐다.
레오나드 일병의 사촌인 제임스 하트(92)는 “레오나드는 (한국전쟁 전) 당시 젊고 미래가 밝은 청년이었다”고 말했다.
하트에 따르면 레오나드 일병은 SF 폴리테크닉 고등학교에 다녔고, 트럼펫 연주가였으며 트랙 경주팀에서도 활동했다. 고등학교 졸업앨범에는 레오나드 일병이 오른손에 트럼펫을 들고 웃고 있는 모습과 트랙 경주팀에서 활동하는 생전의 모습이 담겨 있다.
하트의 아들인 마이클 하트(58)는 아버지로부터 레오나드에 대해 많은 것을 전해 들었다면서 레오나드 일병의 시신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들은 후 “자랑스럽기도 하면서 슬프기도 했다”고 밝혔다.
레오나드 일병에게는 여동생이 있었으나 10세 때 맹장염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영동읍 공사 인부들에게 발견된 레오나드 일병의 치아. [사진 KTVU-TV]
프리차드 DPAA 대변인에 따르면 타지에서 전사한 미군 중 아직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전사자는 약 8만3,000명에 달하며 이 중 7,713명이 한국전쟁 참전 용사들이다.
프리차드 대변인은 “우리의 임무는 참전 용사들의 시신을 찾아내 가족의 품으로 보내는 것”이라면서 “전사한 참전 용사들을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레오나드 일병의 시신은 고향인 샌프란시스코로 21일 돌아오며, 콜마 홀리크로스 가톨릭 묘지 부친과 모친인 제임스와 마가릿 레오나드의 무덤 옆에 묻힌다.
장례식은 23일 국군의 예를 갖춰 오전 11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호놀룰루 국립 태평양 기념묘지에 적힌 레오나드 일병의 이름 옆에는 시신이 발견됐다는 의미로 리본이 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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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에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