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커미셔너 잘 아는데...” 퍼밋 발급 미끼 사칭 사기
▶ 판매 업소 신규 퍼밋은 아직 미정...섣부른 투자는 금물
새해부터 캘리포니아주에서 기호용 마리화나 합법화 조치가 시행에 들어가면서 올해 초부터 샌프란시스코, 오클랜드, 로스앤젤레스 등 가주 전역 주요 도시에서 마리화나 판매 비즈니스 운영을 위한 퍼밋 신청 접수가 시작된 가운데, 한인사회에서 이와 관련한 사칭 사기가 고개를 들고 있고, 일부 한인들은 규정과 절차를 잘 모른 채 마리화나 비즈니스 투자에 뛰어드는 등 벌써부터 각종 부작용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한인 김모씨는 캘리포니아의 마리화나 합법화와 함께 주위에서 기호용 마리화나 관련 비즈니스가 은퇴를 보장할 수 있는 사업으로 떠올랐다는 말을 듣고 마리화나 판매 업소를 차려보기로 마음 먹었다.
이를 위해 판매 퍼밋을 받는 방법 등을 알아보던 중 자신이 마리화나 비즈니스 시작을 도와줄 수 있다며 접근하는 한인을 만났다고 한다.
이 한인은 자신이 LA시 마리화나 면허위원회에 소속된 로버트 안 커미셔너와 잘 아는 사이라며, 자신에게 수수료를 주면 쉽게 마리화나 판매 퍼밋을 받을 수 있도록 해줄 수 있다고 말했고, 이 한인의 말에 혹한 김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확인을 하는 과정에서 이 한인이 로버트 안 커미셔너와의 친분을 사칭한 사실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로버트 안 커미셔너는 3일 “주위에서 나와 친분있다며 마리화나 퍼밋 프로세싱을 쉽게 해주겠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실제로 특정 인물을 아는지 확인하는 전화도 몇 차례 받았다”고 밝히고 “하지만 그런 사람과는 전혀 알지 못할 뿐더러, 마리화나 퍼밋 발급은 시정부에서 정한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진행되기 때문에 전혀 사적인 친분이 작용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안 커미셔너는 “이런 이야기가 돌고 있는 것 자체가 친분을 사칭하는 사기 시도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어서 혹시 피해자가 발생할까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또 마리화나 비즈니스에 대한 막연한 기대만 갖고 제대로 관련 정보나 규정을 파악하지 못한 채 섣부르게 뛰어드는 한인들의 사례도 우려되고 있다.
마리화나 판매가 합법화된 베이지역 및 가주 전역 주요 도시는 현재는 기존에 의료용 마리화나 판매 허가를 받은 업소들에 대해 우선적으로 기호용 마리화나 판매 퍼밋 신청을 받고 있고, 각 시정부는 퍼밋 발급 숫자에 제한을 두겠다는 방침이기 때문에 신규 비즈니스 희망자들의 경우 판매 퍼밋을 언제, 어떻게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전망이 아직 불투명한 상태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한인들은 살고 있는 주택을 처분해 마리화나 비즈니스 사업에 뛰어들 준비를 하는 등 무리한 투자를 하는 사례들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안 커미셔너는 “마리화나 비즈니스도 요식업 등 다른 사업과 마찬가지로 무조건 성공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보다 먼저 마리화나 합법화가 된 콜로라도주에서도 최근 문을 닫는 마리화나 업소들이 많다. 무리해서 비즈니스에 투자하는 것보다 전문가들과 상의해서 신중을 기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커뮤니티의 반발로 인해 다른 베이지역 도시보다 마리화나 판매 합법화가 늦게 이뤄진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현재 마리화나 판매소 7곳만이 6일부터 허가를 받아 판매를 시작한다.
이들 중 대부분은 전부터 의료용 마리화나 판매소로 영업해 왔다.
SF시 마리화나 관리국에 따르면 기호용 마리화나 판매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굿네이버’ 정책 동의 서류 등을 제출해야 한다.
이 정책에 따르면 판매소는 마리화나 합법화 이전 마리화나 판매 전과 기록이 있는 종업원을 고용해야 하는 등 시장 형평성을 고려한 영업 기준에 준수해야만 허가를 받을 수 있다.
한편 베이지역 각 도시의 경찰국은 기호용 마리화나 합법화와 관련, 규정을 위반하고 마리화나를 사용하는 행위에 대한 강력한 단속을 천명하고 ▲차량 내에서 마리화나를 흡연하거나 ▲마리화나를 피운 상태에서 운전하거나 ▲미성년자에게 마리화나를 판매하는 등의 불법 행위를 집중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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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에녹 박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