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흡연자‘폐암 발생률’비흡연자보다 4.5배 높아… 통증 없고 조기발견 힘들어
▶ 뇌·뼈 등 다른 장기로 전이 잘되고, 5년 생존율 25%에 불과하지만 생존율 60%
서울대병원 의료진이 폐암 환자에게 흉강경 수술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대병원>
‘조용한 암’이라 불리는 폐암은 암이 진행되기 전까지 증세가 거의 없어 조기발견이 어렵고 생존율이 낮다. 5년 상대생존율이 25%에 불과하다. 그래서 정기 건강검진 등을 통해 조기에 진단받는 게 최선이다. 조기에 발견해서 수술을 받으면 생존율이 60%에 이른다.
폐암은 조직학적 차이에 따라 소세포(小細胞)폐암과 비(非)소세포폐암으로 구분한다. 현미경으로 봤을 때 세포 크기가 작은 게 소세포폐암, 큰 게 비소세포폐암이다. 소세포폐암은 악성도가 높고 증식 속도가 빨라 예후가 좋지 않다.
폐암은 뇌·뼈로 전이되는 경우도 많고 다른 장기의 암에서 전이도 잘 된다. 폐가 거의 모든 혈류와 림프액이 모이는 요충지이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다른 조직에서 전이되지 않고 폐에서 생겨난 원발성 폐암으로 지난 2015년 123개 의료기관에서 수술이나 항암·방사선치료를 받은 1만여명을 분석해보니 폐암 환자 10명 중 7명은 남자였다. 연령대는 60대(35%), 70대(33%), 50대(20%), 80세 이상(6%), 40대(5%) 순이었다. 치료 방법은 수술(50%), 항암화학요법(34%), 방사선치료(16%) 등이었다.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44%는 발견 당시 뇌·뼈·간 등 다른 장기로 전이된 4기였다. 소세포폐암 환자의 70%는 제한병기(한쪽 흉곽 및 국소림프절에 국한)의 경계선을 넘어선 확장병기로 진단됐다. 폐암 수술은 1~2기와 일부 3기 환자가 대상이다. 또 수술을 해서 폐를 잘라내더라도 나머지 폐로 일상생활을 할 수 있어야 한다. 폐암 진단을 받았을 때 수술을 할 수 있는 환자는 10명 중 2명 수준이다.
폐암의 원인은 아직 분명하지 않지만 흡연이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된다. 매일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조건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비흡연자에 비해 최소 4.5배 이상 폐암에 걸릴 위험이 높다. 다만 폐암 중 10~20%는 대기오염, 다른 환경요인, 방사성물질, 석면 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담배를 끊으면 폐암에 걸릴 위험이 얼마나 줄어들까. 박영식 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10년 정도 담배를 끊으면 담배를 계속 피우는 사람에 비해 폐암 발생률이 절반 정도 줄어든다”며 “15년 이상 끊어야 비흡연자와 비슷한 폐암 발생률을 보인다고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폐암은 다른 암에 비해 빠르게 자라고 조기진단도 어렵다. 초기에 전이가 돼서 발견되는 경우도 많다. 김동완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소세포폐암은 수술하기엔 좀 더 진행된 상태에서 진단되는 경우가 많아 주로 항암제·방사선치료를 하고 비소세포폐암은 수술을 먼저 고려하는 편”이라며 “폐암의 90%는 비소세포폐암, 10%는 소세포폐암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
폐암 환자 중 절반가량은 상당히 진전될 때까지 별다른 증상이 없다. 다만 암의 크기가 커지고 진행되면서 종양의 위치에 따라 좀처럼 잦아들지 않는 기침, 가슴 통증, 호흡 시 쌕쌕거리는 소리, 숨이 차는 현상, 피 섞인 가래, 목이 쉼, 얼굴·목 부종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윤호일 분당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하지만 이런 증상은 폐결핵·기관지확장증·기관지염 등에서도 나타날 수 있고 모든 폐암에서 나타나는 것도 아니어서 조기·정기검진을 받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폐암 진단 방법에는 여러 가지 검사가 있는데 폐암으로 의심되는 증상이 있을 경우 흉부 X선·컴퓨터단층촬영(CT), 세포진검사, 기관지 내시경검사 등을 통해 폐암 여부를 가려낸다. 폐암의 진행 정도는 양전자단층촬영(PET-CT) 등으로, 뇌 전이 여부는 뇌 자기공명영상(MRI)을 통해 한다.
폐암 예방을 위해서는 △폐암세포 성장을 억제하는 케르세틴이 많이 들어 있는 사과 △시금치(루테인), 노란 단호박(라이코펜), 당근(베타카로틴) 등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색색 야채 △미끈미끈한 성분(알긴산)이 몸속에 침투한 미세먼지·탄산가스나 폐에 쌓인 공해물질을 중화시키는 미역·다시마를 자주 먹는 게 좋다.
<
임웅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