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년기획 파노라마 2017 (5) 한인타운 불황의 그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2017년 미국의 거시경제는 낙관론이 지배했다. 경제성장률, 고용환경, 물가상승률 모두 금융위기 이후 10년만에 완연한 회복세를 보였고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3차례나 기준금리를 인상할 정도로 경제 전반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실제 뉴욕증시 주요지수는 이같은 분위기 속에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다.
하지만 뉴욕 일원 한인경제권은 불황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며 신음했다. 최저임금 인상과 임대료 상승은 한인 업주를 짓눌렀고 강화된 반이민 정책은 결국 경영 부담으로 직결됐다.
■임금·임대료 상승에 신음
뉴욕 한인경제 활성화의 발목을 잡은 가장 큰 장애물은 렌트 상승이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은 부동산 가격으로 올해 뉴욕시 상용부동산 렌트도 따라 올랐다. 상용부동산정보회사인 코스타에 따르면 2017년 3분기, 뉴욕시 오피스 평균 렌트는 스퀘어피트당 65.70달러로 직전분기보다 1.07달러 올랐다. 특히 클래스 A빌딩 렌트 경우, 평균 72.66달러로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3분기 공실률은 8.20%로 2분기보다 0.20% 늘었다.
최저임금 인상도 한인업주들을 옥좼다. 뉴욕시 경우, 종업원 11인 이상 사업장의 최저임금은 11달러로 전년대비 2달러 올랐다. 이에 많은 업소들이 종업원들의 근무시간을 단축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지만 반이민정서가 고개를 들면서 최악의 구인난으로 이어졌다.
뉴욕시 최저임금은 이달 말을 기해 또 다시 13달러로 인상되며 2018년 12월31일을 기해 최종 15달러까지 인상된다.
■이민단속, 경영부담 부메랑 돼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에 심리적으로 위축됐던 한인 경제권은 한해를 마감하는 현 시점에서 돌아본 결과, 경제적인 손실을 봤다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민단속 초기에는 미국 내 약 17만명으로 추산되는 한인 서류미비자들이 떨었지만 이후에는 영주권자도 타겟이 될 수 있다는 괴담이 떠돌며 해외여행을 자제하고 시민권 신청을 늘리는 등 웃지 못할 해프닝을 만들었다.
이민당국은 직장에 대한 이민단속을 확대하는 동시에 고용주에 대한 처벌 의지도 강화해 이중효과를 노렸다. 식당을 운영하는 한 한인 업주는 “한때 직원의 절반 정도가 불법체류자였던 것이 사실”이라며 “합법 신분을 고용하면 솔직히 급여도 더 줘야하고, 세금이나 보험 등 비용이 더 들지만 이제는 서류미비자를 잘못 채용했다가 더 큰 낭패를 보게 될까 두려워 모두 정리했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최저임금의 꾸준한 인상과 더불어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이제는 직원 수를 줄이는 등 긴축 경영에 돌입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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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