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초기 이민교계 좌우대립 심했지만 분열위기땐 통합”

2017-11-21 (화)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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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연합감리교회 은퇴한 7순의 김광진 목사

▶ ‘이민 공동체의 갈등과 화해’ 25일 출판예배

“초기 이민교계 좌우대립 심했지만 분열위기땐 통합”

출판기념예배를 갖는 김광진 목사와 김은숙 사모.

“이민교회 초기에는 좌우 대립이 치열했습니다. 당시에는 LA에 장로교 교회와 감리교 교회가 각각 하나 씩 있는 게 전부였죠. 좌파 목사 가운데는 나중에 북한으로 간 경우가 3명이나 됐습니다. 1950년대 공산주의 운동을 벌이다 추방된 목사도 있었습니다.”

김광진 목사가 오는 25일 오전 11시 LA연합감리교회에서 출판기념 예배를 갖는다. 은퇴 이후 만학의 길에 다시 들어서 박사 학위를 받은 논문을 책으로 엮어 ‘이민 공동체의 갈등과 화해’라는 제목으로 출간했다. 출판기념 모임에서는 서동성 변호사와 언론인 고은아, 조명환 목사가 서평을 발표할 예정이다.

“광일미구(曠日彌久)라는 고사성어가 생각납니다. ‘오랫동안 쓸데 없이 세월만 보낸다’는 의미이죠. 결혼 50년, 미국 유학 50년, 교회 사역 50년 등 반백의 삼중주 세월 속에서, 저의 부끄러운 족적을 다시 반추해 보는 숙연한 시간입니다.”


김 목사는 은퇴 이후에도 만만치 않게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공부와 저술 활동은 물론이고 연합감리교 소속 개척교회를 몇 년 동안 설교 목사로 후원했다. 요즘도 성도의 요청으로 다른 교회의 소그룹 모임을 매달 인도하고 있다.

“연구를 하다 보니 이민교회와 사회의 분열상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와중에도 끊이지 않았던 봉합화 화해의 노력을 발견할 수도 있었습니다. 1930년대와 40년대에는 장로교회와 감리교회의 반목도 있었고, 사상적 대립도 심각했어요. 하지만 한인사회의 분열이 위기 상황으로 치닫자 감리교회와 장로교회가 한때 하나로 통합한 적도 있었어요. 참으로 어려운 결단을 교회가 앞장서 내리고 실행한 것입니다.”

북가주 오클랜드연합감리교회와 남가주의 LA연합감리교회 담임목사를 지낸 김 목사는 지난 2014년 73세의 나이에 버클리에 있는 명문 연합신학대학원(GTU)에서 목회학 박사를 받았다.

김 목사는 연구 결과를 나누는 데도 열성을 보여 미주 곳곳의 이민교회를 돌며 분쟁조정 세미나를 인도하고 있다. 덕분에 ‘갈등 해결사’ ‘화해 전도사’라는 별명까지 얻고 있다.

문의 (310)617-1138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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